넷플릭스오리지널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느좋' 손종원, '요리괴물' 이하성 등 국내 미식계를 이끄는 스타 셰프들의 공통점은 세계적인 요리 명문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거쳐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여기, 그들의 뒤를 이어 기본기와 현장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뉴욕 심장부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는 젊은 셰프가 있다. 뉴욕 미슐랭 2스타 '주옥'의 장승훈 셰프다.
◇ 스물다섯의 헤드셰프 직무대행, 주방의 무게를 먼저 배우다
장승훈 셰프의 이력은 독특하다. 조리고등학교 시절 이미 4개의 자격증을 따고 졸업 전 한 호텔에 조기 취업했다. 남들이 대학 생활을 시작할 때 그는 주방의 차가운 현실을 먼저 마주했다. 특히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위기 속에서 스물다섯 나이에 헤드셰프 직무대행을 맡으며 주방 전체를 책임지는 경험을 했다.
그는 이때 "주방은 손기술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인력 운영부터 위생, 서비스의 흐름까지 조율하며 요리사 그 이상의 시야를 갖게 된 것이다.
◇ CIA로 향한 이유, "아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과정"
이미 호텔 주방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장 셰프는 국내에서 안주하는 대신 뉴욕행을 택했다. 기술은 손에 익었을지 몰라도, 그 요리가 탄생한 문화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빈 껍데기'일 뿐이라는 갈증 때문이었다.
요리 명문 CIA에 입학한 그는 칼질과 소스 제조 같은 기본부터 다시 훑었다. "이미 안다고 생각한 것을 다시 들여다볼 때 비로소 정교함의 차이가 생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뉴욕의 전설적인 레스토랑 '장 조지(Jean-Georges)'에서 엑스턴십(실제 현장·기관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프로그램)을 거치며, 글로벌 파인 다이닝의 엄격한 기준과 밀도를 몸소 체험했다.
◇ 뉴욕에서 다시 발견한 뿌리, '한식'이라는 언어
가장 높은 곳을 경험한 그가 최종적으로 발을 내디딘 곳은 뉴욕 미쉐린 2스타 한식당 '주옥'이다. 멀리 돌아와 보니 오히려 자신의 뿌리인 한식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 그는 주옥의 핵심 코스인 유곽과 꿩 굴림만두, 색동 수제비 등을 책임지고 있다. 장 셰프는 "내가 내놓는 한 접시가 뉴요커들에게는 한식의 첫인상이자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매일 주방에 선다"고 말했다.
◇ 경험으로 천재성을 이기는 '축적의 힘'
장승훈 셰프는 스스로를 "특별한 재주가 있는 천재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대신 다양한 경험을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 자체를 강점으로 꼽는다.
화려한 수식어보다 탄탄한 기본기를, 빠른 성공보다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선택해온 그의 행보는 선배 스타 셰프들의 발자취를 닮아 있다. 이제 막 뉴욕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이 젊은 셰프가 훗날 어떤 요리의 세계를 완성할지, 미식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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