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대로 아버지 때리고 발길질한 아들…대법은 공소기각, 왜?

22 hours ago 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아버지를 폭행한 혐의로 벌금형 약식명령이 확정된 30대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했다. 피해자인 아버지가 이미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벌금형 약식명령이 확정된 게 무효라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존속폭행 혐의로 약식명령을 청구받은 이모 씨(32)와 관련된 사건으로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낸 비상상고에 대해 원판결을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했다고 9일 밝혔다. 비상상고는 형사 판결이 확정된 후 법령 위반 등을 발견한 때에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신청하는 비상구제절차다.

이 씨는 2022년 11월 충남 천안시 한 마트 앞에서 아버지에게 돈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마트에 진열돼 있는 족대로 팔 부위를 3차례 때리고 발길질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사는 2023년 해당 사안을 존속폭행죄로 보고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2024년 3월 이 씨의 폭행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쟁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존속폭행 사건에서 공소를 제기할수 있느냐였다. 피해자인 아버지는 약식명령 청구 전인 2022년 11월 수사기관에서 아들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했다. 존속폭행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 불벌죄다.

대법원은 이 씨의 아버지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에 주목해 이 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공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 사건 약식명령 청구 전에 이미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이 사건 약식명령 청구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에 해당한다”며 “이를 간과한 원판결은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불이익하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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