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용보고서는 월가의 생각을 확 바꿔놓았습니다. 노동시장이 탄탄하다는 생각은 환상이었고,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관측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밤새 각국에 대한 높은 상호관세율을 발표했습니다. 강세장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1일 뉴욕 증시는 큰 폭 하락을 겪었습니다. 계절적으로 약하다는 8월이 시작되자 조정이 시작된 것일까요.
1. 사라진 '25만8000개'의 일자리
아침 8시 30분 미국의 7월 비농업 고용이 발표됐는데요. 월가가 예상하던 10만 개 안팎보다 낮은 7만3000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전 두 달 즉 5월, 6월 데이터가 엄청나게 큰 폭으로 수정된 게 혼란의 원흉이었습니다. 5월 고용은 기존 14만4000개로 발표됐던 것이 1만9000개로 줄었습니다. 6월 고용은 기존 14만7000개에서 1만4000개로 하향 수정됐고요. 지난 5∼6월 두 달간 생겼던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없어진 일자리가 총 25만8000개에 달했습니다. 이런 대규모 2개월 치 수정은 2020년 4월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면 1979년 이후 45년 만에 가장 컸습니다.
오늘 데이터가 발표되기 전 3개월 평균 고용 증가는 월 15만 개였습니다. 하지만 7월 예상보다 낮은 수치, 두 달간의 대폭 하향 조정으로 지난 3개월 평균 일자리는 월 3만5000개에 그칩니다. '노동시장은 괜찮다'라는 기존 내러티브는 무너졌습니다.
특히 일자리가 생긴 업종을 보면요. 대부분 헬스케어, 사회복지 등 경기를 타지 않는 저임금 일자리입니다. 7월에 7만3000개 일자리가 생긴 가운데 헬스케어에서 5만5000개, 사회복지에서 1만8000개가 증가했습니다. 100%가 이 두 분야에서 생겼다는 뜻입니다. 5, 6월도 비슷하고요.
다행인 것은 실업률은 4.2%로 그나마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는 겁니다.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따지면 4.248%(+0.13%포인트)였는데요. 조금만 더 올랐으면 4.3%가 될 뻔했습니다. 실업률이 덜 오른 것은 이민 통제로 노동 공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노동 수요가 감소했는데도, 실업률은 크게 오르지 않은 것이죠. 경제활동 참여율도 6월 62.3%에서 7월 62.2%로 또 떨어졌습니다. 2022년 11월 이후 최저입니다.
▶TD이코노믹스는 "7월 고용이 예상을 밑돌았을 뿐 아니라 5, 6월 수치도 대폭 낮아져 이제 월평균 고용 증가 속도는 실업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보고서 곳곳에서는 약세의 징후가 나타났다. U6 실업률은 0.2%포인트 상승해 4개월 만에 최고치 7.9%를 기록했고, 민간 고용은 '균형 잡힌' 노동시장에서 통상 나타나는 수준에 크게 미달한다. 고용 안정성은 미 중앙은행(Fed)가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한 배경이었다. 이제 그런 전망이 무너지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이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경착륙 위험을 강조한다. 신규 노동 수요는 확실히 감소했고, 관세 충격으로 인해 심각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민 정책 강화로 노동 공급이 감소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노동 수요 감소가 공급 감소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실업률이 얼마나 빠르게 상승할지 주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9월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B라일리웰스의 아트 호건 전략가는 "7월 고용보고서는 명백히 부진하며 무역과 관세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실업률을 유지하려면 매달 10만~15만 개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이민 감소로 인해 작년 15만~20만 개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오늘 나온 3개월 평균 고용 창출은 3만5000개로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가 나온 뒤 금리는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기준금리를 따르면 국채 2년물 수익률은 금세 20bp 안팎까지 하락 폭을 키웠습니다. 노동시장 악화로 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강화된 데 따른 것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의 9월 인하 베팅은 어제 37%에서 오늘 80%까지 뛰었습니다. 또 최근 6일 연속 급등하던 달러도 꺾어졌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1% 이상 내렸습니다.
▶UBS는 "오늘 고용보고서는 Fed가 목표를 넘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해서도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는 데 필요한 '취약한 노동시장'의 증거를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성장 둔화는 관세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부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Fed가 9월 금리 인하를 재개하고 1월까지 회의마다 25bp씩 내릴 것이라는 게 기본 시나리오다. 파월 의장은 8월 22일 잭슨홀 회의에서 9월 금리 인하로 기울고 있다고 암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고문은 "8월 고용보고서가 7월과 비슷한 '하향 서프라이즈'를 보이면 Fed 논의는 '금리 동결이나 25bp 인하'에서 '25bp 혹은 50bp 인하'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도 "9월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위해 Fed가 필요로 하던 증거가 오늘 고용에서 나타났다. 남은 질문은 인하 폭이 어느 정도냐다. 월 일자리 증가 폭이 10만 명을 계속 밑돈다면 Fed가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고, 데이터에 따라 9월 50bp 인하도 가능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지난해 Fed는 7월 금리를 동결했다가 7월 고용(8만8000개), 8월 고용(7만1000개)이 연속으로 나쁘게 나오자 9월에 50bp를 인하한 적이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가 다가온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로젠버그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설립자는 "지난 3개월 동안 고용증가가 사실상 정체된 것은 지난 60년간 경기 침체를 100% 정확하게 예측해온 지표"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에릭 로즌그렌 저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실업률은 여전히 4.2%로 역사적으로 낮지만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2.8%로 여전히 목표보다 훨씬 높다. 다음 달 고용/인플레이션 보고서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잭슨홀 회의 전까지는 아무런 신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웰스파고는 "9월부터 금리 인하는 기본 시나리오지만 논쟁이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9월 17일 회의까지 고용보고서가 한 건 더 발표될 예정이며, 이는 오늘 고용 지표의 부진을 확인하거나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더욱이 두 건의 소비자물가(CPI)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인데, 관세 인상으로 예상보다 더 크게 상승하더라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고용이 하향 수정되어 크게 나빠졌다는 통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때 임명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장이 숫자를 조작하고 있다며 해고했습니다.
오후에는 애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오는 8일 자로 사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쿠글러 이사는 개인사정으로 7월 FOMC에 불참했는데요. 원래 내년 1월이 임기 만료입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Fed 이사 한 명을 빨리 선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파월은 당장 금리를 대폭 내려야 한다. 만약 계속 거부하면 Fed 이사회는 통제권을 장악하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 PMI, 소비자심리도 나빠져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8~1.4% 급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런 뒤 하락 폭이 더 커졌습니다. 오전 10시 경제가 좋지 않다는 데이터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월 49.0→7월 48.0으로 떨어졌습니다. 월가는 49.5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봤는데 오히려 미끄러진 것이죠. PMI는 50 이하면 위축 국면을 가리킵니다. 제조업 PMI는 7월까지 5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습니다.
세부 지수도 좋지 않았습니다. 특히 고용 지수는 43.4로 6월(45.0)보다 1.6포인트 하락하면서 2020년 6월 팬데믹 초기 이후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6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고요. 신규 주문은 47.1로 0.7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위축 국면을 유지했습니다. 생산 지수는 6월 50.3→51.4로 상승했고요. 가격 지수는 69.7→64.8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습니다.
ISM의 수잔 스펜스 조사위원장은 "기업들은 여전히 신규 채용보다 직원 관리가 일반적 관행이라고 답했다.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여전히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관세 문제는 여전히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 의류 업체는 "관세 전쟁으로 인해 지치기 시작했다. 명확한 미래 전망은 전혀 없으며, 지금까지 막대하고 예상치 못한 비용 발생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전기·전자업체는 "관세로 인해 조달 전략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은 관망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화학 제품 업체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힘입어 전례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는 61.7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발표된 7월 잠정치(61.8)보다 0.1포인트가 낮아진 것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요.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6월 5.0%→7월 4.5%로 하락했는데요. 역시 7월 잠정치 4.4%보다는 높아졌습니다. 5년 기대는 6월 4.0%→7월 3.4%로 하락했고, 잠정치(3.6%)보다 낮아졌습니다. 미시간대의 조애너 수 교수는 "소비자 심리가 두 달 연속 개선되어 6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최근 추세를 보면 심리가 호전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소비자들은 4월 이후 관세 우려 완화에도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다"라고 분석했습니다.
3. 7일 '상호관세 최대 41%' 발효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오후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거나 협상하지 않은 나라 등을 포함한 69개국에 대해 상호관세율을 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미국이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에는 10%를 적용하고, 나머지에는 15~41% 관세율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면서 발효 시점을 오는 7일 0시 1분으로 늦췄습니다.
캐나다에는 35%, 대만에는 20%가 적용됐고요. 스위스에는 39%를 매겼습니다. 인도에는 25%, 남아공에는 30%를 통보했고요.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가 5, 6월 고용을 무너뜨린 것으로 오늘 드러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통보한 상호관세는 4월 2일 수준은 아니더라도 미국의 실효 관세율을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에버코어ISI 분석에 따르면 7일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18%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됩니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집권 전의 2% 미만보다 9배 높아진 것이죠. 4월 2일 해방의 날 발표 수준인 2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요. 하지만 에버코어는 "아직도 트럼프 2.0 무역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인도(현재 25%)나 대만(현재 20%)이 협상을 거쳐 15% 관세율을 얻는다면 전체 관세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목재, 제약,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 관세도 곧 부과된다는 겁니다. 또 더 큰 관세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는 협상들, 즉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와의 협상은 타결에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몇 건의 추가 합의가 예상되나'라는 물음에 "트럼프에 달려 있다"라면서도 "몇 건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RBC도 미국이 평균 관세율이 약 18%로 높아진 것으로 추산하고요. 이로 인해 관세 수입이 연간 4500억 달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2024년 770억 달러에서 대폭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처럼 관세율이 치솟았기 때문에 그만큼 물가, 성장에 미치는 충격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번 주 핵심적인 경제 데이터들이 줄줄이 나왔는데요. 고용뿐 아니라 실질 지출, 근원 물가 상승 등 전반적으로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흐름이 심화될 수 있지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무역 합의는 매우 단단한 관세율 15% 바닥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성장 둔화)의 요인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지금까지 많은 경제 지표들은 관세 영향이 미미함을 보여줬지만, 우리는 관세의 부정적 영향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향후 부정적 뉴스가 더 쌓일 경우, 정치적으로도 과도한 관세 일부를 철회하라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일부 전문가는 낙관적입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율이 30%까지 오르지 않는 한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4. 갑자기 불거진 러시아 핵 긴장
러시아와 긴장도 갑자기 높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8일부터 관세 100%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거래한 나라에 대해서도 2차 관세를 때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이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제시한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조건이 "분명히 똑같이 남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점령한 땅을 통째로 내놓고, 우크라이나가 영구적으로 나토에 가입 못한다는 요구를 수용하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전날까지 이틀에 걸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폭격을 가해 31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옛 소련의 핵 공격 시스템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거론하면서 "전설적인 '데드 핸드'가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적의 공격으로 러시아 지도부가 무너졌을 경우 핵미사일을 발사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입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2시 40분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핵잠수함 2척을 러시아 인근에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에 따라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지시했다. 혹시라도 이런 어리석고 선동적인 발언이 단순히 말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라고 썼습니다.
핵전쟁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러시아와의 갈등이 계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일이었습니다.
5. 아마존 8% 폭락+애플도 하락 전환
아마존은 아침부터 급락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장을 더 짓눌렀습니다. 주가는 결국 8.27% 폭락했습니다.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3% 증가했고, 주당순이익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17.5% 성장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했는데요. 20%를 넘을 것이란 일부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는 2분기 39%, 구글 클라우드는 32% 성장했지요. 게다가 AWS 영업이익률은 32.9%에 그쳐 전 분기의 39.5%, 1년 전의 35.5%에 비해 뚝 떨어졌습니다.
월가 평가는 나쁘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를 240달러로 높였는데요. 골드만은 "아마존 주식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2분기 AWS 성장은 우리 예상을 웃돌았으나, 아마존 경영진은 매출 성장의 재가속 여부나 2024년 하반기부터 제기된 용량 부족 문제 해소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로젠블렛은 "AWS는 매출이 적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의 급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했지만, AI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과 같다. 아마존이 이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어제 인상적 분기 실적을 내놓았지요. 아이폰 매출 13%, 서비스 매출 13%, 전체 매출이 10% 증가했는데요. 전체 매출 10% 증가는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것입니다. 주가는 장 초반에만 해도 2% 넘는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시장 분위기가 악화하자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결국, 2.50%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UBS(중립)는 목표주가 주당 210달러에서 220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요. "애플은 아이폰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예상을 상회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경쟁 심화, (반도체) 232조 관세 인상 가능성, 그리고 8월로 예상되는 법무부가 구글-애플 간 계약을 바꿀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어렵다”라고 분석했습니다.
6. 계절성 나쁜 8월 첫날, 큰 폭 하락
결국,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는 1.60%, 나스닥은 2.24%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고요. 다우는 1.23% 내렸습니다.
11개 업종 가운데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등 경기 방어업종만이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나머지 8개 업종은 모두 내렸는데요. 특히 IT(-2.07%) 임의소비재(-3.59%)는 내림 폭이 컸습니다.
웰스파고의 크리스토퍼 하비 전략가는 “체육 시간에 턱걸이를 한 개 더 하려고 애쓰는 5학년생처럼, S&P500 지수가 아무리 노력해도 6400을 넘을 수 없었다”라고 적었습니다. 찰스슈왑의 네이선 페터슨 파생상품 이사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어제 주가가 부진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이미 가격에 반영되었다는 뜻으로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크 캔트로위츠 전략가는 "시장이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 즉 ‘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라고 믿어왔는데, 이제는 소화불량이 올 수 있다. 우리는 위험 자산의 초과 수익 기간은 끝났다고 본다. 그동안 완전히 시장에서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던 거시경제 위험이 다시 정상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거시적 위험 완화 흐름 속에서 뉴욕 증시가 회사채 스프레드 축소와 밸류에이션 확장의 수혜를 입었지만, 기초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았거나 애초에 그런 게 없었던 자산들은 하방 위험이 커졌다"라고 주장했습니다.
S&P500 지수는 60일 이상 단기 모멘텀을 나타내는 2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다가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과거 이렇게 20일선 밑으로 떨어지면 단기적으로 내림세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8월 1일 시작과 함께 증시가 큰 폭 하락하면서 8월 계절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칼슨그룹에 따르면 8월은 1년 열두 달 가운데 수익률이 끝에서 두 번째로 나쁩니다. 이어지는 9월이 가장 나쁘지요. 이런 계절성은 1950년부터, 지난 20년, 지난 10년, 대선 년도 다음 해 등을 따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8월에 4.2% 내렸었고요. 2015년에는 6.3%, 2011년에는 5.7%, 2010년에는 4.7% 떨어지는 등 낙폭도 컸습니다. 작년에는 8월 5일부터 엔캐리 트레이드가 풀리면서 시장이 충격을 받았었지요.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급락세를 기록했습니다. 나쁜 고용 데이터에 금리 인하에 대한 믿음이 커졌고요. 주가가 급락하자 안전자산 매수세도 몰렸습니다. 러시아와의 핵 긴장이 높아진 것도 문제였죠. 오후 5시께 국채 2년물 수익률은 26.1bp 하락한 3.69%를 기록했습니다. 10년물은 12.4bp 내린 4.236%에 거래됐습니다.
달러도 급락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죠. ICE 달러인덱스는 1.34% 내린 98.63을 기록했습니다.
8. 관세 협상+서비스 PMI+AMD 우버 어닝
다음주에는 7일 상호관세 발효가 예정되어 있으므로 협상 소식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관세와 2차 관세가 발효될 수 있습니다.
경제 데이터로는 5일(화) 7월 경상수지가 발표됩니다. 상품 무역수지에서는 수입 급감으로 인해 이미 무역적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요. 같은 날 ISM의 서비스업 PMI가 공개됩니다. ISM 서비스 지수는 6월 50.8로 상승하며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는데요. 이런 확장세가 이어질까요? 월가는 51을 기대합니다. 서비스업 지수에서는 하부 고용 지수를 주시해야 합니다.
어닝시즌은 이제 정점을 지났습니다. 그래도 많은 중요한 기업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4일(월) 팰런티어 버택스 ▲5일(화) 화이자 AMD 슈퍼마이크로 캐터필러 스냅 리비안 BP ▲6일(수) 우버 앱러빈 쇼피파이 노보노디스크 맥도널드 ▲7일(목) 일라이릴리 블록 비스트라에너지 등이 실적을 공개합니다.
지금까지 어닝시즌은 괜찮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66%가 2분기 실적을 보고한 가운데 이 중 82%가 월가 추정치 이상의 주당순이익(EPS)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5년 평균 78%와 10년 평균 75%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은 컨센서스보다 8.0% 높은 이익을 공개했는데요. 이는 5년 평균 9.1%보다 낮지만 10년 평균 6.9%보다 높습니다. 팩트셋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보고하지 않은 기업의 예상 실적까지 합산한 혼합 이익 증가율은 현재 10.3% 증가로 지난주 말 6.5%, 2분기 말(6월 30일) 4.9%에 비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