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운동본부 “삼성전자 성과급은 ‘위장 배당’”…무효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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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가결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를 하고 있다. 주주운동본부 제공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가결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를 하고 있다. 주주운동본부 제공
삼성전자 노사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합의를 두고 주주단체가 “위장 배당에 해당한다”며 무효확인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노사 간 임금협약 문제를 넘어 상법상 주주 권한 침해 논란으로 번지면서 향후 법적 공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27일 경기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와 노동조합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합의는 상법과 헌법 질서를 훼손하는 위법 행위”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 공동교섭단은 이날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찬성 73.7%로 최종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노조는 임금협약 조인식을 진행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20일 체결한 잠정합의안 가운데 성과급 조항을 문제 삼고 있다. 이들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과 영업이익 10% 기반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가 “사실상 세전 영업이익 약 12%를 사전 배분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단체 측은 “형식은 임금협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상법상 배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장된 위법 배당’”이라며 “영업이익은 법인세 공제와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주주총회 결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발언도 인용하며 상법상 절차 준수를 촉구했다.

● “성과배분은 상법 영역”…주총 권한 침해 주장주주운동본부는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을 ‘주주총회 권한 침해’로 보고 있다.

단체 측은 기자회견 이후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기본 임금협약은 노조법 영역이지만 성과배분 협약은 상법 영역”이라며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이사회의 전속 제출 사안이자 주주총회 의결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과배분안에는 각 노조의 주장과 근거, 사측 입장 등이 충분히 공개된 상태에서 주주총회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협약 무효확인 소송과 함께 위법행위 유지청구, 이사 충실의무 위반에 대한 주주대표소송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로선 효력정지 가처분보다는 본안 소송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동행노조가 제기한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결과를 확인한 뒤 본격적인 소송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성과급 지급 시점이 내년인 만큼 당장 가처분 실익은 크지 않다”면서도 “사측이 무리하게 지급 절차를 진행할 경우 유지청구권 행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카카오·현대차까지 확산…“재계 전반 상법 충돌 우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사례뿐 아니라 카카오와 현대차·기아,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등 재계 전반으로 확산 중인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흐름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이날 오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이 예정된 카카오 노사 협상과 관련해서도 “영업이익 연동 보상안 자체가 상법 질서와 충돌할 수 있다”며 동일한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단체 측은 삼성전자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신청했으며 이날 관련 실행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전자메일 정보 등을 포함한 완전한 명부 제공이 필요하다”며 추가 자료 제공도 촉구했다.

주주운동본부 관계자는 “삼성전자 IR팀으로부터 주주명부 열람·등사 거부는 아니라는 취지의 메일을 받았다”며 “추가 논의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에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요구하고,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와 연대해 이사 충실의무 위반 관련 주주대표소송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경권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새로운 관행으로 자리 잡으면 자본시장 질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정부와 노동당국도 이번 사안을 노조법 문제로 볼 것인지, 상법 문제로 볼 것인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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