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우크라 대사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산 무기, 전후 도입 검토"

4 days ago 8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 대사 인터뷰
"한국 정부·기업과 드론 협력에도 열려있어
韓 엔지니어에 없는 드론 운영 경험 공유 가능
러시아, 우크라 영토 확보 시 '판도라 상자' 열려
힘으로 국경 재편 가능 … 대만도 영향권"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가 29일 대사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전후 한국산 무기 체계 도입과 국가 재건 사업, 종전 협상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가 29일 대사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전후 한국산 무기 체계 도입과 국가 재건 사업, 종전 협상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우크라이나는 전후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산 무기 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29일 서울 한남동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3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국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산 무기를 전후 방위력 확보에 활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전쟁을 통해 체득한 드론 운용 경험을 한국 방산기업과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러시아군에 중국인 용병이 다수 가담해 논란이 됐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일어나는 전투에 외국인, 특히 중국 시민을 동원하는 것은 러시아가 침략 전쟁을 확대하려는 의도적인 조치라고 보고있다, 모스크바가 전쟁을 연장하려는 또 다른 증거다”

▶러시아는 전쟁에서 확보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전략이 성공한다면 힘으로 국경을 재편하는 등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판도라의 상자’가 완전히 열릴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대만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상자는 반쯤 열려 있지만 함께 노력해 닫을 수 있다”

▶북러 관계는 어떻게 바뀔까
“북한 군대는 이 전쟁에서 적극적으로 배우며 군사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습득한 전술, 드론 전략 등은 북한 군사 체계에 통합될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 대가로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가 북한 측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생포한 북한군 병사는 어떻게 되나
“현재 상황에서 송환이나 제3국 이송 등 구체적 결과를 언급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협약 서명국으로서 포로들의 권리 보호와 관련된 모든 조항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 한국 등 국제 파트너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해나갈 것이다”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 지난 24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이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주민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90여명이 부상당했다. 임형택 기자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 지난 24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희생된 이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이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주민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90여명이 부상당했다. 임형택 기자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이 있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재건 관련 투자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한국 기업들이 가진 뛰어난 인프라 프로젝트 전문성과 전후 재건 경험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대사가 우크라이나 재건을 준비하기 위해 최근 진행한 활동이 있다면
“지난 24일 핀란드의 우크라이나 재건 특사와 미팅을 했다. 그에게 우크라이나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과의 만남을 제안했다. 한국 기업들도 우크라이나에 진출해있는 폴란드, 핀란드, 프랑스 등 국가를 통해 재건사업을 진출하는 게 좋을 수 있다”

▶왜인가
“현재로서는 한국인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외교부로부터 승인을 받는 데 최소 한 달이 걸린다고 들었다. 현지에 진출해있는 외국 기업과의 협력은 이러한 과정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한국산 무기 체계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나
“검토 중이다. 세계가 한국산 무기 체계의 높은 품질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여전히 탄약을 포함한 살상무기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지원 제한 조치를 해제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 방산기업이 우크라이나 군의 드론 경험을 이용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한국 정부 및 민간 드론 기업과의 협력에 열려있다. 우크라이나 군은 드론 시스템 사용뿐만 아니라 적의 드론 사용을 차단하는 데도 독특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의 첨단기술 산업을 존중하지만, 한국 엔지니어들은 현대전에서 드론의 특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양측은 서로 도움을 주고 보완할 수 있다”

김인엽/이소현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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