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유가 안정화 방안 고심
미군 활용 유조선·에너지 인프라 보호
휘발유세 한시 인하 등 대책 검토 중
‘유가하락’ 성과 강조해온 트럼프
중간선거 앞 물가 관리 비상 걸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치솟자, 백악관이 가격 안정 등을 위한 대응책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아이디어를 가져오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하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관련 논의를 아는 익명의 에너지 업계 임원들을 임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한 임원은 “백악관이 에너지 가격, 특히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그 버검 미 내무부 장관 겸 국가에너지위원장은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검 장관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검토되고 있다”며 검토 목록에는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조치부터 장기적이고 복잡한 방안들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정부가 개입해 상황을 어느 정도 정상화할 기회가 있다”며 “미국은 세계 동맹국들이 안정적인 물자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수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이를 실현할 재정적 능력과 해군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과 이에 대한 이란의 반격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 긴장이 최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 지역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은 전 세계의 약 20%에 달해, 사태 장기화 시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는 이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8.51% 상승하며 배럴당 81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필요할 경우 미 해군이 군사적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히며 유가 안정 조치에 나섰다. 또 걸프 지역을 지나는 에너지 운송 선박에 대해 보험과 보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도록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에 지시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휘발유세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조치는 의회의 입법이 필요해 단기간 내 시행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설령 세금이 인하되더라도 정유사와 주유소가 이를 즉각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지 역시 불확실하다.
행정부 내부에서는 중동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방어하기 위해 미군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전략비축유 방출, 주요 산유국과의 공조, 연료 혼합 의무 규정 면제 등 다양한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 재무부가 원유 선물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안까지 언급되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소비국인 미국 정부가 원유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조치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관리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가 하락을 주요 경제 성과로 강조해 왔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이러한 물가 안정 성과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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