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주주동의 거쳐야…‘소액주주 다수결’ 도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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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세미나서 도입 필요성 한목소리
“지배주주 지배력 압도적…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해야”
이사 주주 충실 의무 명시에도 소수주주 권익 보호 한계
“중복상장 예외허용 기준으로 활용해야…시장선 이미 논의”

  • 등록 2026-06-04 오후 5:34:43

    수정 2026-06-04 오후 5:34:4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은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지배주주 지분율을 감안할 때 이사회가 과연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요? 이를 보완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선 ‘소수주주 다수결(MOM·Majority of Minority)’ 제도가 꼭 필요합니다.” (임성균 달튼인베스트먼트 한국대표)

“모회사가 자회사를 중복상장하면 지배주주는 의결권을 유지하지만 일반주주는 자회사에 대한 직접 의결권을 갖지 못해 사실상 의결권을 일부 상실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행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만으로는 이러한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기 어렵습니다. MOM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규식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 변호사)

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52차 세미나에서 이남우(왼쪽에서 두번째) 포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52차 세미나에서는 MOM 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해 8월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명시됐지만 여전히 지배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유지되고 있어 소수주주 권익을 보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MOM은 보수 승인이나 자회사 상장·합병 등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주요 안건에서 지배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 과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개념이다. 미국과 영국 등 15개 국가에 도입돼 있으며 일본에서도 MBO(경영진 인수)나 상장 자회사 인수 시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공정성 담보 조치’로 활용되고 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MOM 도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지배주주 중심의 거버넌스를 꼽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대형 상장사 중 지배주주 지분이 20% 이상을 차지하는 가족기업 비중은 한국이 74%로 일본 4%, 미국 6%, 유럽 14%와 비교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 대표는 “한국은 피라미드형 지배구조로 창업자 가문이 지주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자회사까지 30%씩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구조상 주요 의사결정은 지배주주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주가 법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관련 판례가 부족하다”며 “디스커버리 제도나 상사전문법원, 투자자 보호센터와 같은 구제방안도 없다”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제도를 위한 장치로도 MOM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당국은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심사 기준에 모회사의 주주보호 방안과 일반주주가 이에 동의했는지 등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삼을 예정이다. 이를 평가하기에는 지배주주가 제외되는 MOM이 일반주주 보호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시장에서도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근거로 MOM을 내세우고 있다. 덕산하이메탈은 지난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 덕산넵코어스 상장 추진 승인 안건을 상정해 전체 참석률 78%, 찬성표 92%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특히 최대주주 등을 제외한 일반주주 50%가 참석해 73%의 찬성을 얻어 MOM에 부합했다는 입장이다.

심혜섭 변호사는 “일반 주주들이 중복상장을 100% 반대하고 몽니를 부릴 것이라는 건 시장의 오해”라며 “이미 MOM은 시장에서 중복상장의 근거를 설명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중복상장 비율은 30% 이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라며 “법무부는 MOM 도입 국가가 적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국이 앞장서서 MOM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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