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회생 첫 심문…은행권 충당금 부담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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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계열사 5곳 대표자 심문…회생 개시 여부 판단
금융권 "자율협의보다 법원 주도 구조조정 가능성"
은행권 익스포저 8000억…하나은행 최대 채권자
금감원, 회사채·CP 판매 과정 점검 착수

  • 등록 2026-06-23 오후 3:37:56

    수정 2026-06-23 오후 3:37:56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중앙그룹 계열사에 대한 법원의 첫 회생 심리가 시작되면서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종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생절차가 개시될 경우 은행권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2분기 실적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JTBC가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채권단 자율협의보다 법원 주도의 구조조정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등 중앙그룹 계열사 5곳에 대한 대표자 심문 기일이 열린 23일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중앙그룹 계열사 기업회생신청 대표자 심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정준영)는 이날 중앙홀딩스를 시작으로 중앙피앤아이, JTBC,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등 중앙그룹 계열사 5곳에 대한 대표자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각 사 대표를 상대로 자산·부채 현황과 유동성 위기 원인, 회생 필요성 등을 확인한 뒤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이번 심문은 단순히 JTBC의 채무불이행 문제를 넘어 중앙그룹 전체의 구조조정 방향을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앞서 JTBC는 지난 12일 206억원 규모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며 디폴트를 선언했고 이후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이 잇따라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중앙일보는 별도로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다.

JTBC는 ARS 프로그램을 신청했지만 금융권에서는 법원 주도 구조조정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ARS는 채권단과 회사가 어느 정도 구조조정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을 때 효과를 발휘하는 제도”라며 “중앙그룹은 회생과 워크아웃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고 계열사별 이해관계도 달라 결국 법원 주도의 구조조정 절차로 갈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더욱 주목하는 부분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할 충당금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중앙그룹 관련 금융권 익스포저는 1조395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8007억원으로 가장 많고 증권 1251억원, 캐피탈 797억원, 저축은행 340억원 순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JTBC 부실’보다 ‘중앙그룹 전체 신용위험 재평가’로 보고 있다. JTBC 직접 익스포저는 26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중앙홀딩스와 에스엘엘중앙은 각각 1650억원, 중앙피앤아이는 1350억원, 중앙일보는 1073억원 규모의 익스포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회생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 에스엘엘중앙의 향후 처리 방향도 변수로 꼽힌다.

다만 금융권은 이번 사태가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권 익스포저 대부분이 부동산 담보대출 형태인 데다 개별 은행의 관련 여신 규모도 자기자본 대비 1% 미만 수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종 손실 여부와 별개로 회계상 비용 인식이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은행들은 관련 여신의 건전성을 재분류하고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대신증권은 하나은행 약 300억원, 우리은행 100억원, KB국민은행 80억원, 신한은행 40억원 수준의 추가 충당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은행이 주요 은행 가운데 최대 익스포저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가 충분하다고 해서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자산건전성 분류를 다시 해야 하고 회수 시점도 불확실해지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비용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후 핵심 변수는 자산 매각 여부다. 중앙그룹은 중앙일보 빌딩과 JTBC 빌딩, 일산 스튜디오 등 주요 자산을 활용한 유동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핵심 자산 매각 여부를 구조조정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중앙그룹 회사채·CP 발행 및 판매 과정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JTBC와 중앙일보가 유동성 위기 직전까지 회사채를 발행한 경위와 증권사의 판매 과정 등을 살펴보고 필요시 검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 여부와 자산 매각, 금감원 점검 결과가 향후 구조조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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