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방선거 참패 이후 집권 2년도 채 되지 않아 정치적 최대 위기에 몰렸다. 노동당 내부에서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스타머 총리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노동당 내에서는 잉글랜드 지역에서 참패하고 웨일스에서 1999년 자치 의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다수당 지위를 빼앗기자 스타머 총리가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타머 총리에게 즉각 사임을 요구한 노동당 의원은 약 10명, 퇴진 일정을 공개하라고 압박한 의원은 20명 이상이라고 BBC는 전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의원 약 40명이 사실상 스타머 총리 퇴진을 압박하는 데 가세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스타머 내각에서 외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캐서린 웨스트 의원이 공개적으로 지도부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BBC와 인터뷰하면서 “월요일(11일)까지 다른 도전자가 나오지 않으면 내 이름을 올리도록 요청하겠다”며 이미 약 10명의 지지 의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웨스트 의원 스스로 총리직을 노리기보다는 유력 주자들의 출마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당 규정상 지도부 경선을 시작하려면 노동당 의원 403명 중 최소 81명의 지지가 필요하다. 현재로선 실제 경선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지도부 교체 논의 자체만으로도 스타머 총리의 권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차기 주자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가장 유력한 인물로는 앤디 버넘 맨체스터 시장이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스타머 총리보다 높은 대중 인기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하원의원이 아니어서 의회 복귀가 필요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와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도 잠재적 후계자로 꼽힌다. 레이너 전 부총리는 최근 “노동당이 마지막 기회에 놓여 있다”고 경고하며 생활비 부담 완화와 공공 소유 확대 등을 촉구했다. 다만 세금 문제와 관련한 조사 결과가 아직 남아 있어 즉각적인 출마에는 부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트리팅 장관 역시 별도의 정책 구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스타머 총리는 사퇴 가능성을 거듭 일축하고 있다. 그는 9일 인터뷰에서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이 맡긴 임무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10년 국가 리셋 프로젝트’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측근들도 스타머 총리가 지도부 경선이 열려도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12일 연설에서 성장, 국가안보, 에너지,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 등을 중심으로 정부 방향 전환 구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연설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할 마지막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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