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오지 않는다/안토니오 카실리 지음·변정수 옮김/524쪽·3만2000원·이상북스
◇사람의 마지막 직업/앨리슨 J 퓨 지음·김재경 옮김/536쪽·2만8000원·추수밭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퍼지는 건 당연한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두 책이 국내에 출간됐다. 저자들은 “인간 노동이 없어지진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이 분석하는 현실이 그리 마냥 낙관적이진 않다.
● 은폐되고 묵인되는 인간 노동
일례로 자동화된 듯한 정보기술(IT) 산업을 보자. 이 산업 아래에는 알고리즘이 학습할 데이터를 정리하는 데이터 라벨링 노동자, 혐오·폭력 콘텐츠를 걸러내는 검열 노동자 등 수많은 인간들이 존재한다. 노동의 형태가 더 잘게 분절돼 보이지 않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파편화된 업무로 인해 작업자조차 이 노동의 최종 목적을 알지 못하며, 이들 노동의 대가는 저임금으로 치부된다는 사실이다.

저자 또한 인간 노동이 해체돼가는 사실을 부정하진 않는다. 교육 현장은 더 이상 인간의 지혜를 배우는 공간이 아니다. 교사의 가르침 대신 콘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앱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는 실리콘밸리의 실험학교에선 효율적인 업무 배분에 따라 ‘지식 전달자 교사’와 ‘상담사 교사’로 나뉘어 있기도 하다. 의료계 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처방을 내리는 데에 익숙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책은 여전히 많은 이들이 사회와 소통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 역시 짚어낸다. 2021년 네덜란드에선 계산원과의 소통을 유도하는 ‘대화형 계산대’가 다시 도입됐다. 카운터 옆에는 아예 대화 테이블이 마련돼 있는데, 홀몸노인들이 많은 지역에 주로 설치됐다고 한다. 이곳 계산원을 부르는 별칭은 ‘외로움에 맞서는 슈퍼마켓 점원’. 자동화 시대에 인간 노동이 향할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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