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성지’ 품은 개신교 교회…청주의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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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순교정원 축성식에서 신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이건희 목사(왼쪽에서 다섯번째)와 서운동 본당 김웅렬 주임신부(오른쪽에서 세번째). 이 목사는 “우리 교회 별칭이 ‘천주교 순교 터전 위에 세워진 개신교회’일 정도로 교인들도 교회 안에 천주교 성지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중요한 것은 종교의 모양과 형식이 아니라 근본정신”이라고 말했다. 청주제일교회 제공 가톨릭 순례자들이 개신교 교회를 찾는 까닭은 뭘까.충북 청주 상당구의 청주제일교회엔 매년 수천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순례를 온다. 이 교회 마당에 병인박해(1866~1873) 당시 순교한 천주교 신자들을 위한 ‘순교 정원’이 성지로 조성돼 있기 때문. 같은 개신교 안에서도 이념, 교단으로 갈라진 현실에서 이처럼 화합을 이루려는 청주제일교회의 노력은 쉽게 보기 힘든 모습이다. 28일 교회에서 만난 이건희 담임목사는 “전통과 신앙 고백의 모습이 다를 뿐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일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은 같다는데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교회 안에 천주교 성지가 있다는 게 흔한 일이 아닙니다.“우리 교회 자리가 병인박해 때 복자 오반지 바오로(1813~1866) 등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에요. 1904년 청주읍교회를 세운 밀러 선교사(한국명 민노아·1866~1937)가 이듬해 가톨릭 신자가 순교한 거룩한 땅이라는 의미를 새기기 위해 이 자리로 교회를 옮겼지요. 그런 정신이 100년 넘게 이어져 왔기에, 2021년 인근 천주교 서운동 본당에서 성지 조성 요청이 왔을 때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종교란 게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게 마련 아닙니까?“우리 교회는 그런 게 없어요. 안건을 심사하는 당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터를 제공하고 비용은 서운동 본당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순교 정원’을 만들고, 그해 8월 축성식을 함께 했습니다. 서운동 본당에서는 화답 차원에서 교회를 위한 ‘민주 정원’ 조성을 제안했지요.” 교회 내 ‘순교 정원’에서 조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이건희 목사. 이 목사는 “우리 교회 별칭이 ‘천주교 순교 터전 위에 세워진 개신교회’일 정도로 교인들도 교회 안에 천주교 성지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중요한 것은 종교의 모양과 형식이 아니라 근본정신”이라고 말했다. 청주=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민주 정원이요?“우리 교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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