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가서 “이런 불장 30대에 왔으면”…개미 대표 대학생, 심경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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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투자동아리 SMIC의 원대한 회장(24·왼쪽)과 김정훈 부회장(25·오른쪽) [사진=김호영 기자]

서울대 투자동아리 SMIC의 원대한 회장(24·왼쪽)과 김정훈 부회장(25·오른쪽) [사진=김호영 기자]

1998년 탄생한 서울대학교 명문 투자 동아리 SMIC(SNU Midas Investment Club·스믹).

강성부 KCGI 대표,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 최준철·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김두용 머스트자산운용 대표 등이 SMIC 출신이다.

이 동아리원들이 밤을 지새우며 만드는 30페이지 남짓의 종목 리포트는 주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늘 화제다.

이달 중순에는 SMIC의 회장 원대한 씨(24)가 청와대 자본시장 간담회에 개미 대표로 초청됐다. 원 회장은 “이런 불장이 30대에 왔으면 좋았겠다”라는 농담으로 좌중을 웃음에 빠트렸다.

사실 이 발언에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으로서 복잡한 심경도 담겨 있다고 한다. 매일경제가 원대한 SMIC 회장(이하 ‘원’), 김정훈 SMIC 부회장(이하 ‘김’)과 만나 그 사연을 들었다.

—‘30대였으면 좋았겠다’ 발언이 화제가 됐는데, 최근 수익률이 좋나 보다

: 막 좋아서라기보단…. (웃음)

: 술자리에서나 하던 얘기를 청와대에서 했다.

: 단순히 돈 많이 벌고 싶다고 한 얘기는 아니었다. 우리 증시가 우상향했으면 좋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막내로서 경직된 간담회 분위기를 풀려고 했던 의도도 있었다.

청와대에서 발언하는 원 회장

청와대에서 발언하는 원 회장

: AI 시대가 제게 시간을 많이 줄 것 같지 않다.

원래는 천천히 로드맵을 밟아가면 나중에 성공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어서, 개인 투자 성공으로 ‘졸업’하는 그림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AI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생각이 달라졌다.

희망 진로인 금융권에 입사한다면 주니어로서 기본적 리서치나 엑셀 작업을 하게 될 텐데, 이젠 AI가 엑셀 작업도 더 잘하고 오류도 안 생긴다. 요즘 인간으로서 저 자신이 무슨 가치가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 증시 관점에서 첨언하자면, 해당 발언은 원래 저희끼리 많이 하는 얘기다.

우리 증시가 사이클대로 움직여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증시는 기업 이익이 높아졌을 때 오히려 외국인 수급이 빠지곤 한다.

주주 환원 개선 등으로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장기 보유할 유인을 늘려야 한다.

—청와대에 다녀오고 느낀 점은

: 원래는 청와대에 가서 코스닥의 장기적 비전 성장 관련 질문을 하려고 했다. 펀드 조성이나 연기금 참여 등 수급 위주 부양책으로만 밀어붙인다는 느낌이 있어 당시엔 선순환이 가능할지 걱정됐다.

그런데 간담회장에 가보니 정부가 코스닥 밸류업 관련 준비를 엄청 많이 해놨더라. 모험자본 지원, 중복상장 이슈 해소 등이 구체적 로드맵이라고 느꼈다.

준비를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애초 이것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간담회를 열었나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사진설명

—국내 증시 우상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 거시경제 측면에서 가장 큰 우려는 인플레이션이다.

또한 정보 비대칭성 관련해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AI 거품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클로드 AI를 쓰면서 충격을 느낀다. 챗GPT를 처음 썼던 지난 2023년에 느꼈던 급의 충격이다.

—SMIC가 작성하는 리포트가 여기저기서 인용되곤 하는데

: 처음에는 되게 기분 좋았다. 사람들이 ‘잘 썼다’ ‘투자하고 싶다’ 등 얘기를 해주면 뿌듯했다.

그런데 우려도 있다. 종목토론방을 보면 저희가 산정한 목표주가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고, 직접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이 종목을 써달라는 부탁도 온다.

어떤 언론사는 특징주라며 저희가 리포트 낸 종목을 보도하기도 했다. 확실히 부담이긴 하다.

: 저희를 전문 애널리스트로 오해하지 않아 주셨으면 한다.

: 그냥 학생들끼리 재미있게 활동하는, ‘귀엽’고 ‘뽀짝’한 동아리로 봐주시라.

SMIC 로고

SMIC 로고

—학업을 병행하며 리포트를 쓰는 게 힘들지는 않나

: 한 학기에 한 팀당 보고서를 4개 작성한다. 종목 스크리닝부터 펀더멘털 리서치, 보고서 작성까지 시간 할애를 많이 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동아리원 모두 주식 투자와 기업 분석에 열정을 갖고 모였다. 최소한 전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취득 가능한 데이터에 한계가 있어 어려울 때도 있다. 그래도 공개된 정보만으로 잘 조합해 하다보면 ‘엣지가 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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