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하루 평균 2만 보. 한 공무원이 서울대공원 곳곳을 걸으며 쌓은 거리다. 운동도, 산책도 아닌 ‘관찰’을 위해서였다. 그 발걸음이 녹지 공원 하나를 정원 기반 혁신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2021년 1월 서울대공원장으로 부임한 이수연 현 서울시 경제실장이 500일간의 변화 실험을 기록한 ‘공무원 이수연, 서울대공원을 바꾸다’가 15일 출간됐다. 출판사 한숲이 펴낸 이 책은 거대 공공 녹지를 어떻게 시민 삶 속 공간으로 되살렸는지, 그 ‘과정’에 집중한 행정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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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공무원 이수연 서울대공원을 바꾸다' 표지(사진=이데일리DB) |
저자는 부임 직후 부차드 가든의 풍경을 떠올렸다고 했다. “공무원으로서 언젠가 이 즐거움을 우리 시민들에게도 전해야겠다는 다짐”이 그 순간 생겼고, 서울대공원을 정원 기반 혁신 공간으로 바꾸려는 실험이 시작됐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1부 ‘하드웨어를 혁신하다’는 직원 문화 개선, 근무 환경 향상과 시민 경험 확대 등 물리적 기반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그 열쇠를 ‘듣는 귀와 열린 시야’에서 찾았다고 강조한다. 2부 ‘서울대공원 꽃의 숲 프로젝트’는 숨어 있던 녹지 잠재력을 깨워 공원 곳곳을 정원으로 만든 이야기다. 3부 ‘소프트웨어, 감성의 힘’은 치유의 공간, 동물과의 교감, 서사가 있는 콘텐츠 등 서울대공원만의 특별한 추억거리를 어떻게 만들어냈는지를 소개한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저자의 철학은 ‘바이오필리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을 그리워한다는 이 개념을 바탕으로, 저자는 서울시가 꾀하는 정원도시 비전을 구체적 행정에 녹여냈다. 자연 요소를 공간에 통합하는 바이오필릭 시티 디자인 트렌드와 해외 자연치유 사례 등도 행정과 결합시키는 방법을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저자가 꼽는 공무원의 핵심 덕목은 ‘감수성’이다. 단순히 외부 자극에 감정적 진폭을 느끼는 것을 넘어 지금껏 접한 적 없는 것들을 끌어안을 줄 아는 유연함이라고 설명한다. “매일매일 새로움을 받아들이려는 태도와 감수성이 예술적 감각, 사람들에 대한 공감 능력, 정보 지식을 키워 상황 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게 그의 확신이다.
책에는 각계의 추천사도 실렸다. 김동환 서울과학기술대 총장은 “비전을 제시하고 무엇을 해나가야 하는지 구성원들과 늘 소통하며 따뜻한 리더십으로 일궈낸 결실”이라고 평했다.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총감독은 “숨겨진 갈등까지 진솔하게 풀어낸 서사이자 기록”이라고 했으며, 영국 첼시플라워쇼 금메달리스트 황지해 정원 디자이너는 “행정이 인간다움에 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담담히 드러난다”고 썼다.
저자 이수연은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제1회 지방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서울시 언론담당관과 서울로 7017 운영단장, 중랑구 부구청장, 서울대공원장,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을 거쳐 현재 경제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공간이 바뀌어야 사람의 태도가 바뀐다는 경험은 끝내 유효했다”는 그의 말은 이 책이 단순한 공원 운영 회고록이 아니라, 변화를 꿈꾸는 모든 조직인에게 건네는 실전 기록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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