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 ‘최민희 독재 OUT 이재명은 협치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노트북에 붙이고 등장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중심으로 하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지난 7일 민주당 주도로 통과하자 반발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피켓 제거를 요구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부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국회법 145조(회의의 질서유지)에 명시된 상임위원장의 권한을 언급하며 회의가 소집된 지 5분여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이후 회의는 오전 11시 20분경 정식으로 개회됐다.
그러나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피켓은) 인사청문회를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국회 상임위 과정에서 노트북 앞에 붙인 피켓이 회의 진행에 방해된다고 결정한 전례가 없다. 민주당 역시 야당 시절에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 3법을 언급하며 “굉장히 중차대한 법안에 대해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이끌어 오신 부분이 있어서 분명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당 의원들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만일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이라는 이름으로 (피켓을 떼고 회의하는 것을) 강행한다면 매우 큰 오명, 나쁜 기록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 의원은 “민주당은 야당 시절 단 한 차례도 (과방위 회의에) 피켓을 둔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방송 3법도 야당 위원 세 분이 전체회의에 참석해 표결로 처리했다”고 말했다.이어 “이것을 최민희 독재라는 피켓으로 퍼포먼스 하는 것은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가량 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회의 진행 방해가 아니라면 무엇이 진행 방해냐. 지금 앞에 (피켓이) 주르륵 있어서 집중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뭐 하는 거야” “손 안 떼” “야당을 이렇게 탄압해도 되나” “이런 독재가 어디 있나” “무서워서 앉아 있겠나”고 말하며 손으로 피켓을 움켜쥐었다. 이후 최형두·신성범 의원은 피켓을 뗐으나 다른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국회 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소란이 계속되자 정회를 선포하고 퇴장했다.
과방위는 이날 오후 1시 회의를 다시 열 예정이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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