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얼씬도 안하던 동해에 ‘죠스 친구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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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한반도 수온 역대 최고치… 확인된 대형 상어 46마리 달해
청상아리 등 공격 위험성 높은 종, 고등어-참다랑어 쫓아 점차 북상
전북-경남엔 해파리 주의보 발령… 지자체, 방지망-퇴치기 설치하기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전국 해수욕장이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다. 하지만 피서객을 맞이하는 것은 푸른 바다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서 해파리와 상어 등 유해 해양생물의 출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해수욕장 안전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방지망 설치와 감시 강화 등 대응도 강화되는 추세다.

● 수온 상승이 바꾼 동해 생태계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한반도 바다의 평균 표층 수온은 17.17도로, 최근 26년(2001∼2026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보다 1.17도, 종전 최고치였던 2020년보다 0.52도 높은 수준이다.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서 과거 남쪽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던 난류성 어종과 해양생물도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특히 수온 상승으로 대형 상어도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다. 올 상반기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는 46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마리)에 비해 3.8배로 증가했다. 청상아리와 청새리상어, 무태상어 등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어의 출현도 늘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상어 분류 도감에서 이들 어종은 모두 공격 위험성이 ‘높음’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어종이 동해안까지 북상하면서 이를 먹이로 하는 대형 상어의 출현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4∼6월 동해안 평균 표층 수온은 16.3도로 지난해보다 1.9도 높았다. 이에 따라 동해안에서 난류성 어종인 방어류의 어획량은 1994∼2003년 연평균 1265t에서 최근 10년(2014∼2023년)간 6709t으로 크게 늘었다.

김맹진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연구사는 “동해안 수온 상승으로 고등어와 참다랑어 등의 분포가 확대되면서 이를 먹이로 삼는 대형 상어의 출현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을 중심으로 대형 상어가 발견된다”고 말했다.

● 예년보다 빨라진 해파리 출현

해파리도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전국 해파리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제주 해역의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은 80%였다. 이는 해당 기간에 제주 지역 어업인 모니터링 요원의 80%가 노무라입깃해파리를 봤다는 의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출현율은 55.6%였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제주를 넘어 전남, 경남, 부산 해역에서도 잇따라 관찰되고 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주로 중국 연안에서 발생해 해류를 타고 국내로 유입된다. 지름이 최대 2m, 무게는 200kg까지 자라는 대형종으로 국내 연안에서 가장 위험한 해파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독성이 강해 촉수에 닿으면 심한 통증과 부종, 발열은 물론이고 근육 마비와 호흡 곤란, 쇼크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해파리의 조기 출현도 수온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해파리 유생이 성장하는 3, 4월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지면서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늘고 성장 속도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5월 26일 경남 남해 앞바다에 해파리 예비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6월 8일에는 전북 서해 앞바다까지 예비주의보를 확대했다. 해양수산부도 지난달 8일 해파리 대량 발생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수온 상승세는 여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7∼9월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70%로 예측했다. 수온 상승이 계속되면 노무라입깃해파리뿐만 아니라 커튼원양해파리, 두빛보름달해파리 등 독성이 강한 해파리의 출현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해수욕장 비상… 안전 관리 강화

속초해수욕장.

속초해수욕장.
지방자치단체들도 해수욕장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동해안 지자체들은 주요 해수욕장에 유해 해양생물 방지망을 설치하고 일부 해수욕장에는 상어 퇴치기를 배치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수상안전요원 배치와 구조 장비 확충, 유관기관 합동 훈련 등 사고 예방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피서객들도 유해 해양생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해파리를 발견하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 안전요원에게 알려야 하며, 죽은 해파리도 독성이 있는 만큼 맨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는 생수보다 바닷물이나 생리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씻는 게 바람직하다. 상어를 발견하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 지자체나 해양경찰에 신고하고, 출현이 확인돼 입수가 통제될 때는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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