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로 추락해 있는 키움 히어로즈 1군에 외인 선수가 단 1명밖에 남지 않게 됐다.
설상가상이다. 키움이 1군 엔트리 유일한 외국인 투수였던 케니 로젠버그(30)를 21일 1군 엔트리서 말소시켰다. 키움은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로젠버그는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서 말소 되어 로테이션을 한 타임 건너 뛴다.
키움 구단이나 팬 입장에선 다행인 소식이다. 로젠버그는 올 시즌 11경기서 3승 4패 평균자책 3.71의 성적을 올리며 무너진 키움 마운드의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만약 로젠버그가 단순 휴식 차원이 아닌 부상으로 이탈했다면 로테이션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질 뻔 했다.
로젠버그는 앞선 20일 고척 삼성전서도 6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패와 인연을 맺지 못한 바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팀내 최다인 63이닝을 던진 로젠버그의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고 휴식을 줄 목적의 엔트리 말소로 보인다.
그러나 키움 입장에선 로젠버그의 말소 소식이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현재 키움 1군 엔트리에 단 1명의 외국인 선수만 남게 됐기 때문이다.
바로 루벤 카디네스가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 키움은 야시엘 푸이그와 카디네스 2명의 외인 타자와 1명의 외인 투수 로젠버그를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키움 외 나머지 9개 구단이 최대 가용 3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2명을 투수, 1명을 타자로 선택했기에 더욱 리스크가 있는 결정이었다.
지난해에도 최악의 팀 타선 탓에 최하위에 그쳤던 키움인만큼 이미 검증된 외국인 타자인 푸이그에 부상으로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기대치가 컸던 카디네스 외인 쌍포가 위력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는 배신 당했다.
2022년 이후 3년만에 키움에 복귀했던 푸이그는 40경기 타율 0.212/6홈런/20타점/출루율 0.285/장타율 0.340의 아쉬운 성적에 그친 이후 지난 19일 방출됐다. 푸이그 자신은 “어깨 부상 탓에 고전했다”며 작별인사를 전했지만 여러모로 기대에 어울리지 않은 작별이었다.
키움도 전략을 바꿨다. 현재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져 있는 만큼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2)를 푸이그 대신 총액 40만달러(연봉 25만달러, 옵션 15만달러)에 영입했다.
알칸타라는 KBO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자원이다. 지난 2019년 KT위즈에 입단해 2020년 두산 베어스로 팀을 옮긴 이후 20승 2패 평균자책 2.67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커리어 하이 기록을 찍었다.
이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알칸타라는 2023년 두산으로 복귀해 31경기서 13승 9패 평균자책 2.67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고, 2024년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난 바 있다. 이후 약 10개월만에 KBO리그 키움 소속으로 다시 복귀한 알칸타라다.
키움 입장에선 여러모로 지난해와 올 시즌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알칸타라가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
로젠버그의 일시 이탈로 생긴 공백을 알칸타라가 빠른 팀 합류로 키움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