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편의점 업계가 응원 먹거리 마케팅에 나섰다. 올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경기가 모두 평일 낮시간대에 열리면서 밤늦게 치킨과 맥주를 주문해 경기를 보던 '야식 치맥(치킨+맥주)' 특수가 편의점 간편식·즉석 치킨으로 옮겨올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8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은 12일 오전 4시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남아공의 경기로 열린다. 한국 대표팀은 12일 체코, 19일 멕시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차례로 맞붙을 예정이다. 모두 한국시간으로 오전 10~11시에 시작하는 평일 오전 경기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 셈법도 달라졌다. 과거 월드컵 특수가 야간 응원과 배달 치킨, 주류 소비에 집중됐다면 올해는 낮 시간대 간편식 수요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경기 직전 커피나 음료, 샌드위치, 즉석식품을 구매하거나 점심시간 전후 사무실에서 나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 위해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편의점 업계다. CU는 한국 대표팀 경기 전날부터 당일, 다음 날까지 3일간 대용량 즉석조리 치킨 3종을 3000원 할인 판매한다. 경기 당일에는 get커피와 프라페를 500원에 제공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GS25도 한국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12일, 19일, 25일에 맞춰 치킨·피자·맥주·안주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경기 전날 저녁 8시부터 당일까지 주문조리 치킨 3종을 반값에 판매하고, 피자 할인과 맥주 번들 행사도 함께 운영한다. 경기 당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는 앱 사전예약 타임딜을 진행해 출근길과 경기 직전 구매 수요를 겨냥한다.
세븐일레븐 역시 즉석 치킨과 즉석 피자를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강화했다. 즉석 치킨 11종에 대해 세븐앱 당일픽업 주문 시 최대 4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즉석 피자 구매 고객에게는 콜라를 증정한다.
편의점 업계는 출근길과 점심시간 가까운 편의점에서 간편식과 즉석 치킨을 사서 월드컵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U는 지난 3월 국제 야구 대회 기간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경기 시작 전 3시간 동안 매출은 전월 대비 평균 20% 증가했고 경기 시작 직전 1시간에는 최대 45% 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도 올해 1월1일부터 5월29일까지 즉석 치킨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편의점 즉석식품이 단순한 간식에서 스포츠 관람, 혼술, 나들이 수요까지 흡수하는 목적 구매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24는 성수동 플래그십 매장 '트렌드랩 성수점'에서 레고코리아와 협업한 축구 테마 팝업존을 운영하며 월드컵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세계적 축구 스타를 레고 미니 피겨로 구현한 그래픽과 축구 트로피 조형물을 배치하고 맥주 번들 할인, 한국 대표팀 승부 예측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와 배달업계는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경기 시간이 외식·배달 수요가 몰리는 저녁 시간대를 비껴간 탓이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월드컵 특화 캠페인보다는 기존 앱 할인이나 상시 프로모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류업계도 평일 오전 경기라는 시간대 특성상 실시간 음용 수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결국 직접적인 판매 특수 대신 체험형 마케팅과 한정판 제품으로 월드컵 수혜의 불씨를 살리려는 마케팅에 나서는 모양새다.
오비맥주 카스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월드컵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칼스버그코리아는 축구공과 응원 깃발 디자인을 적용한 '풋볼 에디션' 캔을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도 손흥민 선수를 앞세운 '테라 X SON7 스페셜 에디션'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스포츠 이벤트 특수의 소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본다. 밤샘 응원과 배달 치맥 중심의 월드컵 특수는 약해졌지만, 평일 오전 경기라는 변수는 편의점 간편식과 즉석식품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마케팅의 무게중심도 사무실 근처 편의점과 낮 시간대 간편식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 시간이 모두 오전 시간대에 몰려 있어 예전처럼 치킨과 맥주 중심의 야식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실제 구매가 발생할 수 있는 시간대와 채널을 고려해 편의점 즉석식품, 음료, 간식류 중심으로 행사가 설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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