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칸영화제] 하마구치 류스케 ‘올 오브 어 서든’
프랑스 칸영화제는 세계 영화의 가장 뜨거운 현장이자 지금 이 순간 세계인이 열광하는 시네마의 준거점입니다. 제79회 칸영화제 현지에서 칸 황금종려상 후보인 ‘경쟁 부문(In Competition)’ 진출작과 관련한 소식을 밀도 있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하마구치 류스케의 2021년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걸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아내 오토의 외도를 알고도 묻지 못했던 가후쿠는, 불륜을 저지른 아내가 느닷없이 사망하면서 ‘진실을 외면하려 했던 자신의 과거’에 죄책감을 가진다. 죄를 저지른 이는 아내였지만 가후쿠 자신을 괴롭힌 건 아내가 아니라 자신이었다는 기이한 모순. 이 영화는 ‘말해지지 못한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수많은 영화인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을 전후로 하마구치 류스케는 1978년생임에도 이미 ‘거장’으로 불린다. 그는 단지 국적인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의 수준을 넘어섰으며 이 시대를 말하는 감독으로 회자된다.
그런 하마구치 류스케의 신작 ‘올 오브 어 서든’이 칸영화제에서 공개됐다. ‘인간이 고통을 견디는 방식’을 다룬다는 점에서 전작과 결이 비슷해 보이지만, 이번엔 인간의 종착역인 죽음이 좀 더 직접적이란 점에서 차별화된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In Competition)에 진출한 ‘올 오브 어 서든’을 15일(현지시간) 칸영화제 주행사장인 팔레 드 페스티벌(축제의 궁전) 뤼미에르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상영)로 살펴봤다.
마리루는 파리 근교 요양원의 책임자다. 그는 요양원에 입원한 노인을, 그저 신체적으로 노쇠한 대상이 아닌 ‘인간 그 자체’로 대하려 한다. 가령 병실을 들어가기 위해선 형적인 노크 대신 ‘3회 두드리고 3초 기다렸다가 다시 3번 두드리는’ 식이다. 병실이 아닌 상대의 집을 방문하듯이 두드림으로써 노인을 돌봄 대상이 아닌 ‘인간’으로 대하는 식이다. 또 노인과 그의 가족들이, 해당 노인의 건강하고 활달했던 젊은 날을 함께 회고하는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노인은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는 병자가 아니라, 찬란한 과거를 살아온 인간으로 대해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이상과 늘 멀다. 인간 중심의 돌봄을 뜻하는 마리루의 프로그램은 ‘휴머니튜드(Humanitude)’로 명명되는데, 휴머니튜드에 대한 요양원 구성원들의 반감이 심했기 때문이다. 간호사들은 인력 부족과 고강도 노동에 따른 피로, 또 현실과 괴리된 이상적인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다. 또 마리루는 해고 위협에도 직면해 있다. 아래로부터는 구성원들의 저항이 심각하고, 위에서는 조직이 그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리루가 신념을 포기할 순 없다. 그는 진퇴양난의 감옥 갇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트램을 타고 이동하던 마리루는 자폐 스펙트럼 장를 겪는 중인 소년 도모키를 만난다. 도모키는 트램에 뛰어들 것처럼 위험해 보였다. 마리루는 트램에서 내려 도모키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그때 도모키의 할아버지인 배우 고로, 그리고 고로가 출연하는 연극 작품의 연출가인 마리 모리사키가 찾아와 사의를 전하면서, 자신들이 만든 연극 초대장을 건넨다.
며칠 뒤, 마리루는 이 연극을 본 뒤 감화된다. 그런데 젊은 여성인 마리 모리사키는 암환자였다. 그는 1년 전 이미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고 들은 뒤였다.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 앞에 놓인 두 사람은 상대가 죽음을 생각하는 방식을 조금씩, 아주 천천히 바꿔 나가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인간이 가장 오랫동안 붙든 주제였던 ‘죽음’을 말하면서도 죽음의 공포나 두려움보다는 죽음 이전에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를 질문한다. 마리 모리사키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죽음을 걱정하는 대신 ‘나’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고, 반면 마리루는 건강한 신체로 타인의 죽음을 돌보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상태다.
마리 모리사키는 삶의 무대에서 밀려나고 있으면서도 밀려남을 인식하지 않으려 하는데, 마리루는 붙잡으려 하면서도 뭘 붙잡고 있는지에 관한 자기만의 확신이 결여되어 있다. 두 사람은 이 대비를 통해 긴장을 발생시킨다. 죽음이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이라면 하마구치 류스케는 이 고통을 이겨내는 힘이 ‘살아 있음의 감각’임을 이야기한다.
‘올 오브 어 서든’은 러닝타임이 무려 3시간을 넘는다. 하마구치 류스케의 작품 ‘드라이브 마이 카’ 역시 3시간의 러닝타임으로 유명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영화가 왜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아주 느린 호흡으로, 그러나 분명하고 정확한 언어로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바를 말한다.
특히 이 영화는, 작품 속에 연극이 삽입됐다는 점에서 ‘바냐 아저씨’를 삽입했던 ‘드라이브 마이 카’와 만나는 지점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자기복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영화에 등장하는 ‘손가락 인형’의 함의도 유심히 고민하게 된다.
특이 이 영화는 ‘드라이브 마이 카’와 만나는 지점이 많다. 고통과 죽음은 삶의 가능성을 차단하지만 등장 인물들은 서로 삶의 가능성을 재확인하기 때문이다. 죽음은 불가피하고 삶을 불가능하게 하지만 삶은 사유와 행동 속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다. 죽음은 피할 수 없어도 죽음 앞에서의 삶은 선택될 수 있다. ‘드라이브 마이 카’ 역시 삶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올 오브 어 서든’의 주제와 상통한다.
이 영화는 현재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데일리 평점 3.1점(4점 만점)을 받아 ‘파더랜드’에 이어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올 오브 어 서든’의 수상 결과는 24일 새벽(한국시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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