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난으로 일본 유통업계가 ‘플라스틱 줄이기’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원유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가격이 유가와 동반 상승하는 데 따른 것이다.
20일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편의점 업체 로손은 매장에서 제공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컵의 플라스틱 뚜껑 일부를 종이 재질로 변경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용기 단가가 오르는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하면 용기 조달 자체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로손은 “종이 재질이 비용 면에서 더 비싸지만 공급 안정성을 위해 교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 자체브랜드(PB) 생수·음료 제품 플라스틱병도 더 얇게 만들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반찬류 용기에 재생 플라스틱 비율을 100%까지 높인 제품을 개발해 다음달부터 일부 점포에서 시범 판매한다.
대형마트들은 포장 축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토요카도는 5월 하순부터 도쿄 오모리점 등 대형 지점을 중심으로 회·육류 포장의 플라스틱 뚜껑을 랩으로 대체한다. 식품 트레이는 색을 없앤 흰색·무색 용기로 바꿔 잉크 사용량을 줄인다. 반찬 코너에서는 5개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팔던 닭꼬치를 낱개 판매 방식으로 전환해 소비자가 필요한 수량만 집어 종이 포장에 담도록 했다.
이온도 자체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가 브랜드 ‘베스트프라이스’ 게맛살은 기존 트레이 포장을 없애 플라스틱 사용량을 43% 줄였다. 7월 출시할 예정인 메밀국수 제품은 양념 및 국물 컵을 없앤다.
전쟁 이후 플라스틱 포장 단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일본 식품 용기 대기업 FP코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6월 출하분부터 전 제품 가격을 20%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나프타로 만드는 포장재용 잉크 가격까지 오르자 일본 유통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자체브랜드 ‘파미마루’의 샌드위치 포장 로고를 기존 녹색·파란색 대신 흑백으로 바꾸기로 했다. 잉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빙수 음료 ‘프라페’ 역시 뚜껑 인쇄 색상을 축소하고 도시락 용기를 공용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과업체 가루비는 감자칩(사진) 등의 포장재를 흑백으로 교체했다.
할인 판매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온 계열 유나이티드슈퍼마켓홀딩스(USMH)는 식용유, 컵라면, 과자 등 일부 품목의 특가 행사 빈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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