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랭귀지 양쪽 모두 우호적
트럼프 적극적·시진핑은 신중
“상대에게 원하는 것 매우 달라”
두 정상은 악수를 하고, 긴 산책을 즐겼다. 한쪽이 상대의 팔을 만지자, 또다시 악수를 나눴다.
대만 문제, 무역, 희토류 등 여러 전선에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14일(현지시간) 회담에서는 우호적인 악수와 ‘몸짓’을 연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여준 두 정상의 바디랭귀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중국을 향해 쏟아내던 거친 비난이나, 미국의 오랜 동맹국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보여준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했을 때처럼 긴장되거나 전투적인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 전 총리나 나토(NATO) 지도자들과 거리를 두던 퉁명스러운 모습도 사라졌다. 2017년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손을 19초 동안 꽉 쥐고 놓아주지 않았던 것과 같은 당혹스러운 악수 또한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바디랭귀지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각자의 스타일대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양국의 복잡한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대중 무역 조치와 베이징의 맞대응 이후, 두 나라는 현재 잠정적인 휴전 상태에 들어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의 상호작용은 과거 회담보다 훨씬 따뜻하고 편안했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나누었고, 자금성에서 멀지 않은 명나라 시대 건축물인 텐탄에 깔린 긴 붉은 카펫을 함께 걸으며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의 라일 모리스 선임 연구원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거친 악수(power pull)’를 허용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면서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왼손으로 시 주석의 손을 따뜻하게 몇 번 ‘토닥’거렸는데, 이는 트럼프가 특별한 친근함을 보여주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텐탄에서 긴 산책을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은 거대한 계단 앞에 멈춰 서서 대화를 이어갔고, 계단을 오르기 전 시 주석의 팔을 두 번 터치하는 등 지속적인 친근함을 표시했다.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에서 만났을 당시만해도, 두 정상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악수를 나누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팔을 당겨 악수를 하며 귓속말을 했고 시 주석은 대체로 침묵을 지켰다. 당시 회담 직전 미중 양국은 무역 갈등의 늪에 빠져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하기 불과 몇 분 전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해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었다.
7개월전 경직된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 치켜세우며 부드러운 인사를 나눴다. 반면 시 주석의 발언은 훨씬 신중하고 절제되어 있었으며, 관계의 명확한 선을 긋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고대 역사의 위험한 경쟁 관계를 인용해 오늘날의 갈등 고조를 경고하면서 “미국은 대만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7개월 동안 달라진 것은 두 정상이 처한 입장이다. 국내에서 이란전쟁으로 인해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이란전쟁을 관망하며 ‘버티기’하고 있는 시 주석은 절박하지 않은 상황이다.
회담 직후 양국 대표단이 발표한 공식 결과 내용이 큰 온도차를 보인 점에서 악수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라이언 하스는 “두 발표문을 나란히 놓고 보면 마치 서로 다른 두 개의 회담을 설명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은 중국의 대미 투자, 미국산 석유 구매, 펜타닐 차단을 강조한 반면, 중국 측의 발표문은 대만 문제와 양국이 어떻게 ‘전략적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하트 이사는 “두 지도자 모두 이 상황을 잘만 활용하면 상대방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그들이 원하는 ‘무언가’가 매우 다르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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