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신기록 주역' 반도체주, 단기 급등 부담 딛고 더 갈까 [주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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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0.12 07:59 수정2025.10.12 07:59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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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휴 직전에는 3500선을 돌파하더니, 연휴가 끝나자마자 3600선을 넘어섰다. 연휴 기간에 인공지능(AI) 랠리가 거셌던 덕이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경계감도 고조되고 있다. AI 랠리가 나오기 전에는 ‘AI 거품론’이 또 제기됐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과 달러당 1420원선도 뚫은 환율도 불안 요인이다.

다만 이번주(13~17일)부터 시작되는 실적시즌에 기업들이 호실적을 내주면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부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는 1.73% 급등한 3610.60에 거래를 마쳤다. 연휴 직전과 마찬가지로 지난 10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6.07%와 8.22% 치솟으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연휴 직전인 지난 2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49%와 9.86% 올랐다. 지난 2일과 10일 2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는 9.77%, SK하이닉스는 18.89% 상승했다.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쏠려 단기간에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부담이 있는데도, 증권가에선 이번주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기대한다. 실적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4일에는 삼성전자가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0조898억원까지 상향된 상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반도체 섹터의 실적 전망치도 함께 상향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관련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을 내놓으면 추석 연휴 기간의 초반에 재차 고개를 든 바 있는 ‘AI 거품론’이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도 기대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이 AI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에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을 과거 닷컴버블 때와의 차별화로 인식하는 걸로 보인다”며 “10월 후반부터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스, 아마존 등 대형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20원을 넘어선 점도 증시 상승세를 꺾을 정도의 악재는 아니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지영 연구원은 “과거 위기 시절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을 때와 달리 한국의 국가 위험 지수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최근의 환율 급등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악화에서 비롯됐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길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됐다. 오는 1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연기될 수 있어서다. 물가 데이터를 확인하지 못하면 Fed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다만 영향은 단기에 그칠 전망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셧다운이 장기화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될 경우 증시의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Fed가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주가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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