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주고 얻은 소득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가상자산소득 과세가 2027년으로 유예됐다. 하지만 해외 거래소 등에 5억원 이상 가상자산을 보유한 경우 신고 의무는 이미 시행 중이다.
매년 6월은 해외금융계좌 신고의 달이다. 놓치면 몇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의 모든 것을 이장원 세무법인 리치 대표에게 들어봤다.
상담하다 보면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서 거의 빠짐없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코인 세금은 2027년부터라면서요. 그러면 지금은 신경 안 써도 되는 것 아닌가요?”
그러다가 이번 6월에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놓치면 몇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장원 세무법인 리치 대표는 최근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2027년 유예된 것 때문에 코인 투자에 세금이 전혀 없다고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주고 얻은 소득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가상자산소득 과세가 2027년으로 유예된 것은 맞습니다. 거주자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서 얻은 소득에 대해 연 250만 원을 기본공제한 뒤 20%로 분리과세 하는 제도는 아직 시행 전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2027년 전까지는 코인 세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가상자산소득 과세와 해외금융계좌 신고는 전혀 다른 제도라는 점입니다. 양도차익에 세금을 매기는 제도는 2027년으로 미뤄졌지만, 해외 거래소 등에 일정 규모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실을 신고해야 하는 의무는 이미 시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6월은 해외금융계좌 신고의 달입니다. 해외 거래소에 코인을 보유한 적이 있다면, “코인 과세는 2027년부터”라는 말만 믿고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과세와 신고는 같은 제도가 아닙니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과세’와 ‘신고’를 구분해야 합니다. 가상자산소득 과세는 말 그대로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는 제도입니다. 코인을 사고팔아 차익이 생겼거나, 가상자산을 빌려주고 대가를 받은 경우 그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구조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코인 세금 2027년”은 정확히 이 제도를 말합니다.
반면 해외금융계좌 신고는 얼마를 벌었는지가 아니라 해외 계좌에 얼마를 보유했는지를 보는 제도입니다. 이것은 세금을 내라는 절차가 아니라, 해외에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하라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2023년 6월 신고분부터는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계좌, 즉 해외 거래소 계정도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따라서 가상자산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는 2027년부터지만, 해외 거래소 보유 잔액에 대한 신고 의무는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신고 대상은 수익이 아니라 보유잔액으로 판단합니다
그렇다고 코인을 조금이라도 보유한 사람이 모두 신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고 대상은 국내 거주자와 내국법인입니다. 개인의 경우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주소가 아닌 곳이라도 상당 기간 거주하며 생활하는 장소)를 둔 거주자가 해당하고, 법인은 국내에 본점이나 주사무소 또는 실질적 관리장소를 둔 내국법인이 대상입니다.
금액 기준은 5억 원 초과입니다. 해당 연도에 보유한 모든 해외금융계좌 잔액의 합계가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5억 원을 초과하면 신고 의무가 생깁니다. 1년 내내 5억 원을 넘겨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열두 번의 말일 중 단 하루라도 해외금융계좌 잔액 합계가 5억 원을 넘었다면 그해는 신고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해외금융계좌 잔액 합계가 5억 원을 넘는 월이 여러 번이라면 그중 가장 큰 잔액 합계가 있는 달의 잔액을 신고해야 합니다. 2025년의 경우는 연초에 비트코인 가격이 높았으므로 상반기 계좌가 높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익’이 아니라 ‘잔액’이라는 것입니다. 수익이 났는지, 손실이 났는지, 출금했는지는 본질이 아닙니다. 해외 거래소 계정에 보유한 가상자산을 매월 말일 최종가격으로 평가했을 때, 그 합계가 5억원을 초과했는지가 핵심입니다. 매매차익이 없었어도, 손실을 보고 있었어도, 한 번도 출금하지 않았어도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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