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서울재즈페스티벌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미국 재즈 거장 허비 행콕(86)의 인사에 객석이 함성으로 답했다. 행콕이 한국에서 공연한 건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1962년 데뷔한 행콕은 재즈의 영역을 확장한 ‘현대 재즈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인물. 그래미상을 14차례 수상한 그는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멤버로 활동했고, 이후 솔로로서도 재즈에 펑크와 록, 전자음악를 도입했다. 1973년 앨범 ‘헤트 헌터스(Head Hunters)’ 등 재즈사에 길이 남을 명반들도 많다. 하지만 이날 공연에서 더 선명했던 건 나이나 화려한 이력보다 기존 명곡을 현재에 맞게 새롭게 변주해내는 힘이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표현할 기회가 있는 곡”이라고 소개한 ‘액츄얼 프루프(Actual Proof)’에선 한층 불규칙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리듬들이 은근히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불협과 자유 사이를 빠르게 오가는 피아노와 섬세한 강약을 조절하는 드럼의 조화가 훌륭했다.
후반부 하이라이트는 ‘락 잇(Rockit)’이었다. 1983년 앨범 ‘퓨처 쇼크(Future Shock)’에 실린 이 곡은 행콕이 전자음악과 스크래칭을 결합해 큰 반향을 일으킨 대표작이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리듬은 낡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가사가 없는 연주곡인데도 관객들은 악기 소리를 입으로 따라 하며 떼창하듯 호응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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