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다" 줄줄이 퇴짜 맞던 괴짜…30년 만에 '초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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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다" 줄줄이 퇴짜 맞던 괴짜…30년 만에 '초대박'

1991년 미국 조지아대 경영학부 창업학 강의실. 치킨핑거(손가락 크기만 한 닭튀김)를 대표 메뉴로 내세운 패스트푸드 매장을 사업 아이디어로 제시한 학생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 시장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담당 교수 평가가 뒤따랐다.

그럼에도 그 학생은 낙제받은 아이디어를 계속 밀고 나가 미국 3대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시켰다. ‘레이징케인스’ 창업자 토드 그레이브스(사진) 이야기다. 그레이브스의 사업 계획을 평가절하한 것은 교수뿐만이 아니다. 은행과 투자자도 “터무니없다”며 대출과 투자 요구를 거절했다. ‘프라이드’라는 단어 자체가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며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이 사명을 KFC로 바꾼 시점에 튀긴 음식을 주력으로 삼는 음식 프랜차이즈가 성공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레이브스는 굴하지 않았다. 사업 자금을 모으기 위해 위험하지만 높은 보수를 주는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미국 서부 정유 공장에서 보일러 제작공으로 일하고, 연어 성수기에는 알래스카까지 가서 하루 20시간 근무를 감수했다. 이렇게 모은 돈에 대출을 합쳐 1996년 그는 자본금 5만달러로 루이지애나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5년 전 강의실에서 밝힌 것처럼 그레이브스는 간단한 메뉴로 승부했다. 레이징케인스는 치킨핑거 단일 메뉴에 소스도 한 종류뿐이다. 사이드 메뉴는 코울슬로와 감자튀김, 텍사스 토스트 등 세 가지로만 구성했다. 복잡한 메뉴 구성이 주방 운영을 복잡하게 하고 비용을 늘린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각지에 체인점이 생겼지만 그레이브스는 “내 직함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튀김 요리사와 계산원”이라고 말한다. 회계 부서로 입사한 직원도 초반에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현장 업무를 배운다. 이를 통해 형성된 조직 내 통일성과 일관성은 체인점이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치킨핑거 맛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비결이다.

독특한 경영 철학과 이력을 앞세워 MZ세대 팬덤도 장악했다. 그레이브스는 팟캐스트와 틱톡 등 SNS 활용에 가장 밝은 미국 경영자다. 경영 컨설팅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후배 사업자에게 조언한다.

지난해 레이징케인스의 매장 한 곳당 평균 매출은 660만달러(약 96억7000만원)를 기록했다. 매장이 네 배 많은 KFC 평균 매출(130만달러)보다 다섯 배 높다.

손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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