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국이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에서 5회말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무려 7년 만에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된 박치국(27·두산 베어스). 투수인 그가 경기 전 배트를 잡은 사연은 무엇일까.
박치국은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5회말 드림 올스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박치국 개인으로는 2번째 올스타전 출전이다.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은 자신의 별명인 '복숭아' 탈을 착용했고, 유명한 밈인 치악산 복숭아 당도최고를 패러디한 '치국산 복숭아 당도최고' 보드판을 들고 마스코트 철응이와 나왔다.
첫 타자 이주형(키움)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익수 앞 안타를 맞은 박치국. 하지만 박해민(LG)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박찬호(KIA)까지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잡아내면서 세 타자로 1이닝을 처리했다.
당초 박치국은 올스타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감독추천선수로 뽑힌 팀 동료 최승용이 왼손 검지 손톱이 깨지는 부상으로 인해 출전이 무산됐고, 이에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대체선수로 박치국을 발탁했다. 경기 전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이렇게 좋은 행사에 참여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또 뜻깊은 행사에 참여한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앞서 박치국은 지난 2018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가 0-5로 뒤지던 6회초 마운드에 등판, 한 타자를 잘 잡아냈다. 이어 박치국에 앞서 등판했던 강백호(KT)가 좌익수로 가면서 지명타자가 소멸됐고, 그러자 박치국이 6회말 타석에 등장했다.
두산 박치국이 2018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안타를 쳐내고 있다. |
1번 구자욱이 2루타를 치고 나간 후 타석에 들어선 박치국은 뜻밖에도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터트렸다. 투수가 안타를 기록하는 건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이 안타를 시작으로 드림은 한꺼번에 5점을 올리면서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박치국은 "일단 그냥 나갔는데 방망이에 맞았다. 운이 좋게 안타가 나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렇다고 정말 100% 운으로만 친 건 아니었다. 그는 "타격에 대해 자신이 있었다"며 "혹시 몰라 그날도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솔직히 올해도 타석에 서보고 싶긴 하다"고 한 박치국은 "만약 기회가 되면 준비해보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박치국은 경기 전 방망이를 잡아봤다고 한다. '감이 어땠나'라는 말에 그는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경기 중 타격을 보여줄 기회는 없었다.
올 시즌 박치국은 전반기 48경기에 등판, 2승 2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29의 성적을 거뒀다. 전반기 두산이 이승엽 감독의 자진사퇴 등 어려운 상황에 놓였지만, 박치국은 묵묵히 두산의 허리를 지키며 활약했다.
박치국은 "아직 만족은 못하고 있다"며 "더 중요한 상황, 좋은 상황에 나가서 막아야 하는 게 내 임무다"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그런 상황이 나오면 더 열심히 던지고 위기를 막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치국은 올해 올스타전에 출전한 두산 선수 중 최고참이다. 그는 "세월이 많이 흘렀나 싶다"며 "투수 파트에서 어린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 나뿐만 아니라 골고루 잘해주고 있다"며 후배들을 칭찬했다.
두산 박치국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