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떤 직장도 월급만으로 큰 부자를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지난 14일 경민비즈니스고등학교 강의실에서 울려 퍼진 이승건 에버글로우 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단호한 한마디에 학생들 시선이 일제히 쏠렸습니다. 취업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겐 날벼락 같은 이야기였거든요. 이어 그는 돈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옛날 엄마 아빠 세대처럼 예금이 6%, 10%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어요. 더불어 “무조건 정답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나와 있는 방법을 알려주러 왔다”고 덧붙였죠.
이날 특강은 금융에 관심이 많은 경민비즈니스고 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2026 청소년 경제교육’의 일환이었어요. 강의는 모건스탠리, UBS증권, 씨티그룹, JP모건 등 글로벌 대형 금융사를 오랜 기간 거친 실무 전문가인 이 대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교과서에 없는 실제 금융 현장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죠.
강의 초반 화두는 ‘은행’이었어요. 이 대표는 은행을 철저한 영리 기관이라며 “돈이 없을 때는 돈을 걷어가고 많을 때는 빌려주는 기관”이라고 설명했어요. 이를 우산에 빗대어 “은행이 우산으로 비유되곤 하는데 비가 올 때 오히려 우산을 뺏는 곳”이라고 경고했어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신용 점수는 유명 연예인 비유를 통해 쉽게 풀었어요.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 단칼에 거절하지만 유명 연예인이 돈을 빌려달라면 흔쾌히 빌려주는 상황을 가정했죠.
이 대표는 “이것이 바로 신용도 차이”라며 “사회에 진출하면 개인 의사와 무관하게 모든 사람에게 신용 점수와 등급이 매겨진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연체 금지, 꾸준한 통신비 납부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신용 관리 비법도 자세히 풀었죠.
신용은 자연스럽게 투자로 이어졌어요. 투자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주식을 기업 이윤을 나누는 배당 도구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하면서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배당을 지급하는 우량 기업을 발굴하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조언했어요.
개별 종목 분석이 부담스러운 초보 투자자를 위한 대안도 소개됐어요. 바로 전문가 집단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데요. 스파이(SPY)와 QQQ 등 미국 대표 ETF 장기 수익률 데이터를 제시하며 “개별 기업 파산 리스크를 방어하면서 시장 전체 성장에 동참하는 안전한 투자법”이라고 설명했어요.
대출을 대하는 인식도 잡아줬어요. 은행 대출 심사를 통과했다는 사실은 곧 본인 상환 능력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무조건 대출을 기피하기보다, LTV(담보인정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하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어요. 하지만 불법 일수 대출은 “살아가면서 절대 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하루 소액씩 갚아도 계산해 보면 법정 최고 금리를 아득히 뛰어넘는다고 강조했어요.
실생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금융 사기 예방 교육도 비중 있게 다뤄졌어요. 주소지 오류를 핑계로 클릭을 유도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누르는 순간 기기 내 모든 금융 정보가 넘어가니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경고했어요.
최근 관심이 높은 가상화폐 시장도 짚었는데요. 2010년 비트코인 1만개로 피자 2판을 구매했던 ‘피자 데이’ 일화를 소개하며 디지털 자산의 폭발적 성장성을 조명했어요. 두 교시에 걸쳐 진행된 실무 중심 강의에 학생들 반응은 뜨거웠어요. 1학년 최혜율 학생은 “증권과 금융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잘 알지 못했던 단어를 쉽게 풀어주셔서 쉽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강조했어요.
같은 반 엄세은 학생은 “학교 선생님께는 배울 수 없는 내용을 외부 강사님을 통해서 배우니 이해가 잘 됐다”며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경제 단어에 대한 관계성이나 자세한 뜻을 알게 돼 좋았다”고 설명했어요. 같은 학년 김가은 학생 역시 “평소 경제는 어렵고 복잡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특강을 통해서 금융이 실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지 깨달아 흥미로웠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특강이 열린 경민비즈니스고는 1974년 개교 이래 금융, 비즈니스, IT 분야 전문 인재를 양성해 온 경기 북부권 대표 상업계 특성화고등학교입니다. 학교는 관광비즈니스과, 온라인창업마케팅과, 뷰티케어과, 복지비즈니스과, 스마트자산관리과 등 5개 학과를 운영하며 산업 전문 지식을 교육합니다.
이 대표는 이날 특강 중 현실적인 취업 조언도 남겼어요. 그는 “돈을 번다는 건 다른 사람한테 서비스를 해주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라며 “내가 무엇을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지 고민해 보라”고 격려를 덧붙였습니다. 배윤경 기자·방예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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