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국 향해 "호르무즈 가서 석유 직접 확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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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31 22:57 수정2026.03.31 23:01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고 이란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국토안보부장관 마크웨인 멀린 임명식에서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고 이란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국토안보부장관 마크웨인 멀린 임명식에서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에 도움을 주지 않는 유럽 동맹을 향해 "호르무즈로 가서 석유를 그냥 가져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거듭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 때문에 항공유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 가령 이란 (지도부) 참수에 참여하길 거부했던 영국 같은 나라들에 제안을 하나 하겠다"고 했다.

그는 "첫째, 미국에서 사 가라. 우리에게는 충분히 많다. 둘째, 뒤늦은 용기라도 내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라. 그리고 그것(석유)을 가져가라"라고 밝혔다.

이어 "당신들은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해야 한다"면서 "당신들이 우리를 위해 그곳에 있지 않았듯이, 미국도 더 이상 당신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사실상 초토화됐고, 어려운 부분은 끝났다. 가서 당신들의 석유를 직접 확보하라"라고 덧붙였다.

8분 뒤 올린 별도의 게시물에서는 프랑스를 콕 집어 비난했다. 그는 "프랑스라는 나라는 군수 물자를 실은 채 이스라엘로 향하는 비행기들이 프랑스 영토 위로 날아가는 걸 허용하지 않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는 매우 성공적으로 제거된 '이란의 도살자'와 관련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라면서 "미국은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에는 이란 지도부 제거 작전에 가담하지 않은 점을, 프랑스에는 영공 활용을 불허한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고 이란전 군사작전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직에 처음으로 도전하던 1987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키는 책임과 비용은 이용 국가들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특히 동맹들을 향해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하며 미국이 더는 돕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미국의 최대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둘러싸고 유럽과 미국 간 갈등을 드러낸다.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은 지속적으로 나토에 참여할 이유가 별로 없다면서 탈퇴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우리가 매년 수천억 달러를 나토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나토에서 탈퇴한다면)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항상 그들을 위해 곁에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그들의 행동에 비춰 우리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전날 "나토가 단지 유럽이 공격받을 때 우리가 방어해주는 것뿐이고, 우리가 필요할 때 주둔권을 거부하는 것이라면 그다지 좋은 합의가 아니다. 그건 계속 (나토에) 참여하면서 미국에 좋은 것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따라서 그 모든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향후 며칠이 결정적"이라며 이란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 더 강도 높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댄 케인 합참의장과 함께 진행한 대이란 전쟁 전황 브리핑에서 "이란도 자신들이 군사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헤그세스 장관은 당초 4~6주로 설정했던 이란과의 전쟁 기간에 대해 "4주, 6주, 8주, 또는 (다른) 어떤 숫자일 수도 있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전 브리핑에서 발언한 것과 동일한 내용이다.

이란으로의 미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선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았다"며 "필요하면 실행할 수 있고, 또는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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