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삼성, 관세 때문에 美공장 건설"…왜 반복 언급했나 봤더니

2 days ago 6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매콤 카운티 소재 체육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집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 사진=AFP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매콤 카운티 소재 체육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집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 /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관세 부과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되풀이 언급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회의 직전에 삼성이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한 ‘미국 투자’ 행사에서도 “삼성도 관세를 이겨내기 위해 매우 큰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오늘 아침에 발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재차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삼성이 미국에 짓기로 한 대규모 공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인지 설명하진 않았으나, 삼성전자가 전날(한국시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거론한 ‘TV·가전 생산지 이전 검토’를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전경. / 사진=삼성전자 제공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전경. /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리스크 대응의 일환으로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부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확히는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TV·가전 분야 관세 대응책과 관련해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영향을 줄이겠다”고 설명한 대목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를 만들고 있다. 가전 등의 생산지를 미국으로 이전할 경우 우선 이 공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생산지 이전에는 글로벌 생산 체계를 활용한 할당 등의 생산 최적화도 포함되므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콕 집어 얘기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현대자동차 등 여러 국내 기업들이 검토하는 일반적인 관세 대응 시나리오 중의 하나로 간주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관세 정책에 대응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2030년까지 370억달러(약 54조원) 이상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내년 가동 개시를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