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 협상팀 보낸 미국-이란…'셔틀 외교' 벌이나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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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오른쪽)이 2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왈핀디의 누르 칸 공군기지에 도착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왼쪽)의 영접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 외무부 제공, AFP연합뉴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오른쪽)이 2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왈핀디의 누르 칸 공군기지에 도착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왼쪽)의 영접을 받고 있다. /파키스탄 외무부 제공,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이르면 이번 주말 파키스탄에서 접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란은 직접 회담 계획은 없다고 부인하는 반면, 미국 측에서는 주말 회담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중이다. 당장 대면 회담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물밑에서는 양측의 직·간접 대화가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비롯한 이란 측 협상팀 관계자들은 2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누르 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란은 이들이 파키스탄에 간 것이 '미국을 만나러 간 게 아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란과 미국 간의 회담은 계획돼 있지 않다"면서 협상설을 부인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아라그치 장관이 파키스탄 고위 지도자들과 회담하기 위해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한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 주도의 전쟁을 종식하고 지역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파키스탄의 지속적인 노력에 협력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과 관련한 이란의 입장은 파키스탄 측에 전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재국을 통한 '간접 협상'을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는 회담이 곧 진행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협상 상황에 정통한 이란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번 주말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라그치 장관이 미국이 제안한 평화 협상안에 대한 서면 답변을 가지고 이슬라마바드로 향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호르무즈 역봉쇄가 해제되지 않으면 회담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NYT에 이란이 비공개적으로는 중재국 파키스탄 등을 통해 회담 재개를 모색해왔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협상이 '이번 주말'에 재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한 미국 당국자는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회담 재개와 관련해 이란으로부터 '확인'을 받았다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협상단의 파키스탄 방문과 관련해 "긍정적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이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들어 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회담 시점과 관련해서는 매체마다 보도 내용이 엇갈린다. AP 통신은 토요일인 25일에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고 보도했고, 액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회담이 월요일인 27일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카타르계 매체인 알자지라방송은 "이번 초기 접촉이 소위 '셔틀 외교'의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란 측은 한 방에, 미국 측은 다른 방에 머물며, 파키스탄이 양측 사이를 오가며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자지라는 "미국 대표단이 이곳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직후 곧바로 해당 회담들이 열릴 것"이라면서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양측 간의 직접 협상이 성사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는 양 당사자가 서로를 얼마나 우호적으로 대하고, 실질적인 진전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4일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해당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단 5척에 그쳤다. 알자지라방송은 로이즈 리스트를 인용해 세계 10대 컨테이너 선사 소속의 컨테이너선 중 최소 43척이 여전히 중동 걸프 해역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선박 나포와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측 간 군사적 긴장은 해소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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