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오픈AI·엔비디아, ‘넥스트라이즈 2026’ 한자리에···글로벌 기업이 한국으로 향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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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을 가장 빠르게,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나라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활기찬 스타트업 생태계 중 하나입니다.”

마크 마나라(Marc Manara) 글로벌 AI 기업 오픈AI(OpenAI) 스타트업 총괄은 6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개막한 ‘넥스트라이즈 2026(NextRise 2026)’에 참석해 한국을 이렇게 평가했다.

마크 마나라 오픈AI 스타트업 총괄 / 출처=IT동아

마크 마나라 오픈AI 스타트업 총괄 / 출처=IT동아

이번 넥스트라이즈에는 오픈AI를 포함해 퍼플렉시티(Perplexity), 팔란티어(Palantir), 엔비디아(NVIDI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앤트로픽(Anthropic) 등 글로벌 AI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단순 전시 참가를 넘어 직접 컨퍼런스 연사로 나서거나 독자 행사를 여는 방식으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향한 무게감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접점을 본격적으로 넓히려는 행보로도 풀이된다.오픈AI부터 팔란티어까지, 글로벌 AI 기업 집결

넥스트라이즈는 첫날부터 글로벌 AI 기업의 세션과 행사로 채워졌다. 오픈AI와 팔란티어는 넥스트라이즈 무대에 처음 올라 그 의미를 더했다.

오픈AI는 넥스트 스테이지의 첫 포문을 열었다 / 출처=IT동아

오픈AI는 넥스트 스테이지의 첫 포문을 열었다 / 출처=IT동아

넥스트라이즈의 메인 무대인 넥스트 스테이지(Next Stage)의 첫 포문은 오픈AI가 열었다. 마크 마나라 총괄은 ‘차세대 AI 시대: 모델에서 에이전트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현재 개발자가 10~20개 태스크를 동시에 AI 에이전트에 맡기고 상태만 확인하는 ‘에이전틱 위임(Agentic Delegation)’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Codex) 주간 활성 사용자는 현재 500만 명에 달한다고도 덧붙였다.또 마크 마나라 총괄은 “스타트업은 오픈AI에게 가장 중요한 고객 유형 중 하나”라며 스타트업의 현장 피드백이 연구팀에 즉시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에이전트가 장시간 실행될 때 컨텍스트 윈도우 초과를 막기 위해 이전 맥락을 압축하는 ‘컴팩션(Compaction)’ 기능도 스타트업 피드백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팔란티어 세션에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 출처=IT동아

팔란티어 세션에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 출처=IT동아

팔란티어는 이날 가장 이목을 끈 세션 중 하나였다. ‘팔란티어는 어떻게 살아남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가’를 주제로 무대에 오른 맥스 강 팔란티어 디플로이먼트 전략가는 “대부분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는 현장에 도달하기 전에 멈춘다”는 말로 시작했다.

팔란티어의 해법은 ‘Forward Deployed Engineer(FDE)’였다. 기획·개발·피드백 수집을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하는 방식이다. 맥스 강 전략가에 따르면 FDE는 월요일에 클라이언트 현장에 들어가 화요일까지 풀어야 할 문제를 정의하고, 금요일에는 실제 사용자 앞에 작동하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이 세션에서는 ‘온톨로지(Ontology)’도 강조됐다. 온톨로지는 기업 내 수백 개 레거시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고 그 위에 비즈니스 로직과 AI 에이전트, 그리고 보안 거버넌스를 쌓아 올린 구조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로사 김 엔지니어는 이와 관련된 가상의 글로벌 제조기업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돈이 새는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과정을 실시간 데모로 시연했다.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APAC 총괄 / 출처=IT동아

모리타 준 퍼플렉시티 APAC 총괄 / 출처=IT동아

이외에 퍼플렉시티는 ‘검색에서 에이전트형 AI로의 전환’을,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청사진: 프론티어 혁신’을 주제로 각각 컨퍼런스 세션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앤트로픽의 경우 ‘누구나 만드는 소프트웨어 시대: 레플릿(Replit)과 앤트로픽이 허무는 개발의 장벽’을 주제로 나서 주목받았다.구경 아닌 도입 문의 잇따라 ‘달라진 부스 풍경’

컨퍼런스 발언이 ‘방향’을 제시했다면, 전시 부스 현장은 ‘실행’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줬다.

구글 클라우드·베스핀글로벌 공동 부스 / 출처=IT동아

구글 클라우드·베스핀글로벌 공동 부스 / 출처=IT동아

구글 클라우드·베스핀글로벌 공동 부스에는 개막 직후부터 상담 문의가 줄을 이었다. 베스핀글로벌은 구글 클라우드 공식 파트너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넥스트라이즈에 참가했다.

부스에서 만난 베스핀글로벌 담당자는 “지난해 행사에서 실제 계약으로 전환된 사례 등 좋은 성과가 있어서 올해도 참가했다”며 “지난해에는 ‘제미나이 신기하다’ 정도의 반응이었다면, 올해는 기업들이 구체적인 도입 방법을 묻고 있다”고 바뀐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보안을 유지하면서 AI를 안전하게 도입할 수 있는 방안, 자사 시스템에 통합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문의 업종도 제조업체부터 IT 서비스 기업까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AWS·메가존클라우드 공동 부스 / 출처=IT동아

AWS·메가존클라우드 공동 부스 / 출처=IT동아

AWS·메가존클라우드 공동 부스 역시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AWS 파트너사인 메가존클라우드의 경우 올해 규모를 늘려 참가했다. 스노우플레이크, 그라파나랩스, 스트라이프 등 벤더사와 함께 부스를 꾸렸다.

메가존클라우드 담당자는 ”단순히 클라우드를 쓰는 것이 아니라 AI 기반으로 아키텍처를 고도화하려는 니즈가 늘었다“면서 ”특히 직접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배포할 수 있는지, 기존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는지,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플랫폼은 무엇인지 등과 같은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AI 기술 자체보다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아키텍처와 운영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제 스타트업도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와 비즈니스에 연결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에즈웰AI 공동 부스 / 출처=IT동아

엔비디아·에즈웰AI 공동 부스 / 출처=IT동아

엔비디아는 에즈웰AI와 공동 부스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세션도 참여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이경한 엔비디아 이사가 모더레이터를 맡은 ‘APAC 지역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 세션에서는 엔비디아 인셉션 프로그램 회원사인 리얼월드와 위로보틱스가 패널로 참여해 협업 경험을 공개했다. 인셉션 프로그램은 엔비디아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는 ”인셉션 프로그램 합류한 지 1년이 채 안됐는데 엔비디아 내부 팀과 구체적인 프로젝트 협업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김용재 위로보틱스 대표도 ”엔비디아의 물리 엔진 ‘뉴튼’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그냥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세션이 진행 중인 넥스트 스테이지 / 출처=IT동아

엔비디아 세션이 진행 중인 넥스트 스테이지 / 출처=IT동아

한국의 피지컬 AI 경쟁력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류중희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 데이터를 가진 나라, 그 데이터로 AI를 만들 인재가 있는 나라, 휴머노이드를 자체 설계·생산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 로봇 생태계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재 대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만, 한국은 진짜 쓸모 있는 매니퓰레이션 로봇이라는 방향으로 집중력 있게 치고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한 이사 역시 ”한국은 니즈가 명확하고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와 인력을 갖춰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스타트업, 글로벌 파트너로 급부상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글로벌 AI 기업들의 한국 행사 참여는 인지도 제고 수준이었다. 올해 넥스트라이즈의 풍경은 다르다. 세션에서 전략을 발표하고, 부스에서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레플릿·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와 스타트업 해커톤 ‘푸시 투 프로드 서울(Push to Prod Seoul)’을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이관형 누코드 대표는 ”우리는 저전력 BLE·Wi-Fi 기반 통신 모듈을 개발·제조하는 스타트업이다. 하드웨어가 주력인 만큼 색다른 접근을 보여주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면서 ”앤트로픽은 한국 스타트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대형 모델 기업의 경쟁이 가속화된 만큼 게임체인저가 될만한 아이디어나 팀을 세계적으로 찾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말했다.

넥스트라이즈 2026 현장 / 출처=IT동아

넥스트라이즈 2026 현장 / 출처=IT동아

넥스트라이즈에서 보여준 세션 역시 단순한 쇼케이스가 아니었다. 이들이 꺼낸 말에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담겨 있었고, 부스 현장에서는 이미 실질적인 협업과 계약이 이뤄지고 있었다.

568개 부스, 3800회 이상의 1대1 투자·사업협력 상담, 오픈AI부터 엔비디아와 팔란티어까지 참여한 컨퍼런스 라인업. 숫자 이면에 있는 메시지는 하나다. 한국이 더 이상 글로벌 AI 기업들의 ‘시장’이 아니라 ‘파트너’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산업은행이 공동 주최하는 넥스트라이즈는 전 세계 스타트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투자자들이 모여 협력 및 투자 가능성을 모색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박람회다. 올해 8회를 맞이했으며 미래를 기다리지 말고 직접 도전하며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의 ‘셰이프 더 넥스트(Shape The Next)’를 주제로 진행됐다. AI, 바이오(Bio+), 콘텐츠(Content+), 방산(Defence+), 에너지(Energy+), 제조(Factory+), 핀테크·ICT(Fintech&ICT) 등 7개 분야로 구성된 가운데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열렸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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