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10일 바이오 섹터에서는 펩트론(087010)과 HLB(028300)그룹이 개별 악재로 일제히 하한가에 도달했다. 그럼에도 코스닥 시장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면서 다른 바이오 종목에는 훈풍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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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코스닥 하락 상위 종목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
최호일 대표 발언 번복했지만…펩트론 下
이날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에 따르면 펩트론은 전일 대비 4만7700원(29.94%) 하락한 11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펩트론은 전일 최호일 대표가 '신한 바이오 포럼 in 대전 2026'에서 "릴리와 전혀 다른 펩타이드 제형을 같이 개발하고 있으며 터제파타이드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발언한 뒤 주가가 애프터마켓에서 하한가로 직행한 바 있다.
펩트론은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이날 오전 8시 공지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차세대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과 중추신경계(CNS)를 포함한 복수 물질에 대한 공동연구가 계획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공동연구가 중단되거나 비만·당뇨 분야 연구가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동연구는 특정 상업화 제품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문구는 터제파타이드를 포함해 복수 물질을 연구한다는 의미로도, 터제파타이드가 아닌 차세대 물질을 연구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터제파타이드가 공동연구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며 오전 10시18분부터 펩트론 주가는 하한가에 진입했다.
그러자 회사는 같은날 정오께 입장문을 수정해 "공동연구는 포럼에서 언급된 제품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니며, 언급된 제품을 포함해 차세대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및 CNS를 포함한 복수 물질에 대한 공동연구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여기서 '포럼에서 언급된 제품'이란 터제파타이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에 펩트론 주가는 오후 12시 24분부터 하한가가 일시적으로 풀렸으나 오후 1시 41분부터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펩트론은 최 대표의 "터제파타이드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발언을 사실상 번복한 것으로 해석되는 수정 공지를 냈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는 최 대표의 발언이 터제파타이드가 과거 릴리와의 물질이전계약(MTA) 대상이었을 뿐, 현재 공동연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투자기관 관계자는 "회사에서 입장문 등을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한 IR 행사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이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며 "최근 바이오주가 크게 조정받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신뢰 문제가 업종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기관 관계자는 "기술평가 기간 연장과 오송 제2공장 착공 지연 논란 등으로 투자자 신뢰가 이미 약해진 상황에서 이번 발언이 결정타가 됐다"며 "비밀유지 의무 때문에 회사가 구체적으로 해명하기도 어려워 시장의 오해를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 번째 CRL…HLB그룹 뒤흔든 CMC 리스크
HLB는 이날 오전 7시 44분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에 대해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CRL의 사유는 항서제약 제조시설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미충족이었으며, FDA는 필요한 경우 재실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같은 소식에 HLB는 물론, HLB그룹 상장사 종목도 대부분 하한가에 도달했다.
이날 HLB는 전일 대비 1만5600원(29.89%) 급락했으며, HLB제약(047920)(-29.98%), HLB생명과학(067630)(-29.87%), HLB테라퓨틱스(115450)(-29.82%), HLB이노베이션(024850)(-29.82%), HLB바이오스텝(278650)(-29.72%)으로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HLB파나진(046210)(-25.05%), HLB제넥스(187420)(-23.17%), HLB펩(196300)(-14.32%) 등은 하한가를 면했지만 급락을 피하진 못했다.
시장에선 최근까지 항서제약 실사 소식이 들리지 않자 신약 승인 여부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었다. HLB는 이날 공식 블로그에 네 차례에 걸쳐 공지를 올리며 해명에 나섰지만 정보 공유 부실 논란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HLB 측은 이번 실사가 신약 승인용 사전승인실사(PAI)가 아니라 항서제약 원료의약품(DS)·완제의약품(DP) 시설에 대한 일반 cGMP 정기 실사 또는 감시 실사였다고 설명했다. 회사 설명을 종합하면 FDA는 지난 4월 DS 시설, 7월 DP 시설을 점검했고 지적사항을 확인했다. 항서제약은 DS 시설 실사 후 현장 지적 사항을 담은 서류(Form 483)를 받고 보완자료를 제출했으며, DP 시설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답변을 준비 중이었다.
회사는 해당 제조시설에서 리보세라닙 관련 품목도 생산되고 있어 리보세라닙이 직접적인 실사 대상이 아니었더라도 시설의 cGMP 적합성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FDA가 신약 승인을 내릴 수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HLB는 "이번 CRL에서 임상 데이터, 유효성·안전성, 제출된 CMC 자료에 대한 추가 지적은 없었다"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생산공정 자체에 대한 별도 보완 요구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의 또 다른 핵심은 항서제약과 엘레바 간 정보 공유 문제다. HLB 설명대로라면 항서제약은 이번 실사를 리보세라닙 NDA와 직접 관련 없는 일반 cGMP 점검으로 판단해 엘레바에 사전 공유하지 않았다. 그 결과 엘레바는 실사 진행과 Form 483 발부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핵심 품목이 같은 시설에서 생산되고 있는데도 규제 리스크가 적시에 공유되지 않았던 셈이다.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허가 지연 자체보다 신뢰 훼손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HLB그룹의 기업가치 상당 부분은 리보세라닙 미국 허가와 상업화 기대에 기반해 있었다. 특히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HLB제약의 경우 투심 위축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매수세 살아난 코스닥…개별 악재 제외하면 바이오 '훈풍'
펩트론과 HLB의 악재에도 불구, 바이오 업종 전반에는 훈풍이 불었다. 신테카바이오(226330)(30%), 안트로젠(065660)(29.94%) 등 상한가에 도달한 종목도 있었으며 툴젠(199800)(25.11%), 프로티나(468530)(13.46%) 등도 강세를 보였다. 대형주인 알테오젠(196170)도 전일 대비 2만4000원(8%) 상승한 32만4000원을 기록했다.
최근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감소로 일부 대형주에 집중됐던 수급이 코스닥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바이오 종목에도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지수도 800선을 회복하는 등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급 온기가 코스닥까지 미치며 다수 종목이 튀어 올랐다"며 "펩트론과 HLB 등 개별 악재 종목을 제외한 대형주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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