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잠시 지휘봉을 내려놓고 피아니스트로 돌아온다. 오는 7월 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실내악 공연 '정명훈과 비르투오지'를 이끌기 위해서다. 그를 중심으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김재영, 비올리스트 박경민, 첼리스트 송영훈, 베이시스트 성민제,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 세계에서 활약 중인 한국 출신 연주자가 대거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정명훈을 중심으로 1997년부터 시작된 실내악 프로젝트 '7인의 음악인들'의 일환이다. 초기 명칭은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 피아니스트 한동일,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김영욱, 첼리스트 조영창·양성원, 비올리스트 최은식 등이 함께 한 프로젝트 ‘7인의 남자들’이었으나, 이후 피아니스트 백혜선 같은 여자 음악가들도 합류하면서 '7인의 음악인들'로 바뀌었다. 2000대 들어선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가시모토,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실내악 프로젝트로 명성을 누렸다.
매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이 프로젝트가 부활한 건 2011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번 공연에선 고전주의 시대 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아르보 페르트의 현악 4중주 ‘형제들’로 시작해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2번 ‘4중주’, 베토벤의 클라리넷 트리오, 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송어’ 등을 들려준다.
정명훈은 “한국의 뛰어난 젊은 연주자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랑스럽고 든든하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음악가들과 함께 실내악 무대로 관객을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음악가로서 나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어떤 말보다 더 깊고 강력한 힘을 지닌 음악의 본질을 전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