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명 오던 곳에서 누적 1000만 명소로… 다시 살아난 예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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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시장 전경.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예산시장 전경.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26일 오후, 평일임에도 충남 예산상설시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들이 나온 가족부터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 외국인 관광객까지. 지방 소도시 전통시장의 풍경이라기엔 낯설 만큼 활기찼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예산시장은 하루 방문객이 10명 남짓한 곳이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더본코리아가 시장에 눈길을 돌리면서부터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이날 예산시장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역 활성화는 포토 스팟 몇 곳을 찍어내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와 하루를 보내고 다시 오고 싶어지는 이유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26일 예산시장을 방문한 방문객들이 중앙광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26일 예산시장을 방문한 방문객들이 중앙광장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실제로 예산시장은 ‘예산답게’ 살아나는 방향으로 재건됐다. 시장 안을 걸으면 그 흔적이 보인다. 지역 내 실제 지명을 간판으로 내걸고 특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들이 판매된다. 프로젝트 이전부터 점포를 운영하던 상인도 있으나, 타 지역에서 내려온 청년 창업자들도 많았다. 더본코리아는 이에게 보증금과 인테리어, 메뉴 개발, 교육비 등을 지원했다. 청년들이 예산에 정착하고, 이들의 점포가 시장에 활기를 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셈이다.

2023년 7월 메뉴 컨설팅을 통해 창업한 ‘광시카스테라’의 점주는 “메뉴 선정부터 점포명도 백 대표의 컨설팅을 통해 탄생했다. 오픈 후에도 주기적으로 와서 맛 테스트와 피드백을 주셨다. 처음엔 조금 기분 나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좋은 채찍질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위생 교육도 너무 철저해 시장 부부들은 다 부부싸움을 할 정도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예산시장에 입점한 광시카스테라 점주(위)와 옛날구구통닭 점주 부부(아래).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예산시장에 입점한 광시카스테라 점주(위)와 옛날구구통닭 점주 부부(아래).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방문객수 회복세도 체감하고 있었다. 점주는 “주말에는 골목을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아졌다. 근로자의 날에는 재료 소진으로 오후 3시에 마감하기도 했다. 점포 안에서만 물량을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어서 근처에 따로 공장을 차려 대량 생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예산시장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지역 주민에게 사랑을 받은 ‘옛날구구통닭’의 점주 강호일 씨도 프로젝트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바뀌고 나선 출근하면 앉아보질 못했다. 밥도 못먹고 일할 정도였다”며 “예전에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아예 없었다. 예산시장만 살아난 게 아니다. 예산군이 살아났다”고 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6일 충남 예산시장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역개발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6일 충남 예산시장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역개발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더본코리아는 예산시장을 성공 모델로 삼고 지역개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인 수익 창출이 아닌 ESG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지역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중장기 목표다. 참고 사례로 일본의 지역 관광 모델도 제시했다. 지역 특산물과 향토 음식, 소도시만의 이야기, 축제와 상권을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지역의 맛과 이야기, 사람과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비로소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지역개발을 단순한 전통시장 정비나 일회성 축제 지원이 아닌,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개발, 지역 상인 및 청년 창업자 지원, 관광 콘텐츠 기획, 유휴공간 재생, 지역 축제 운영까지 ‘방문·체류·소비’가 이어지는 구조를 단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다음 예산시장을 찾고 있다. 예산시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별 여건과 특성에 맞춘 지역개발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충남방적 유휴공간의 복합 콘텐츠화, 삽교시장 곱창특화거리 조성, 전통주 체험단지 구축 등 지역의 산업·상권·관광 자원을 연계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예산시장 모델을 경기도 여주시의 유휴시설에 도입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향후 지역개발 사업으로 소멸 지역이 활성화되고 상권이 확장되면, 더본코리아는 외식 프랜차이즈, 상품 유통, 호텔 등 다양한 사업과도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산=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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