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확보 경쟁 속 고려아연 역할 재조명
美 통합제련소 건설 추진에 호주도 육성 필요성 제기
고려아연 SMC “온산·테네시 연계 삼각축 구축 검토”
최윤범 회장 과거 SMC 사장으로 호주와 인연

이런 상황에서 작년 말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발표한 이후 호주 내에서도 자국을 핵심 광물 공급망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호주에서는 정·재계를 중심으로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SMC가 확장을 통해 통합제련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호주가 미국처럼 핵심 광물 생산 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SMC 역시 이러한 제안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현지에서 열린 ‘타운스빌 엔터프라이즈 2026 채광·제련 포럼(Townsville Enterprise 2026 Mining and Manufacturing Forum)’에서 SMC는 지역사회 요구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타당성 검토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내에서 지속 제기된 현지 핵심 광물 가공 역량 강화 요구에 SMC 측이 화답한 것이다.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협력해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에 통합제련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호주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 추진이 제안된 셈이다. 이에 따라 호주의 경우 북퀸즐랜드를 중심으로 고려아연 비철금속 제련 기술과 호주의 자원·자본을 결합해 핵심 광물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 또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론 리(Ron Lee) SMC CEO는 포럼에서 “온산제련소를 통해 축적한 고려아연 기술력과 노하우를 미국 프로젝트 크루서블에 이어 호주 북퀸즐랜드에 접목해 달라는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호주 핵심 광물 역량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미국 정부 관계자도 이러한 방향성에 힘을 실었다. 제러미 콘포스(Jeremy Cornforth) 주호주 미국 총영사는 “호주 지역사회가 보유한 풍부한 광물 자원에 미국의 자본, 고려아연의 산업 역량이 결합 된다면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한·미·호 협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SMC는 최 회장 재임 시절인 2018년 타운스빌 아연제련소 인근에 호주 최대 규모 산업용 태양광 발전소(125MW)를 준공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해당 시설은 현재 아크에너지(Ark Energy)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함께 고려아연 장기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사업 및 협력 성과를 기반으로 고려아연과 호주 현지 정·재계는 높은 신뢰를 쌓아왔다. 실제로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호주는 고려아연에 힘을 실어줬다. 호주 연방의원과 퀸즐랜드 주총리 등이 최 회장 등 현 고려아연 경영진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고 사모펀드가 호주 핵심 산업 자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호주 지역사회 요구가 향후 구체적인 사업 논의로 이어지면 핵심 광물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 호주 등 3국 공급망 협력 체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강력한 공급망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3국 협력이 방산과 조선, 에너지 등 전략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 경제·안보 협력의 새로운 축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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