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이어 호주까지… 고려아연 중심 ‘핵심 광물 삼각축’ 가능성↑

1 day ago 6

공급망 확보 경쟁 속 고려아연 역할 재조명
美 통합제련소 건설 추진에 호주도 육성 필요성 제기
고려아연 SMC “온산·테네시 연계 삼각축 구축 검토”
최윤범 회장 과거 SMC 사장으로 호주와 인연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SMC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SMC제련소 전경
고려아연이 한국과 미국에 이어 호주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희토류를 비롯해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글로벌 공급망 핵심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 호주를 잇는 ‘핵심 광물 삼각축’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호주는 고려아연 핵심 거점 중 하나다. 지난 1996년 설립한 선메탈(SMC)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심화하면서 호주 현지에서 핵심 광물을 다루는 고려아연 SMC제련소의 역할이 재조명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말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발표한 이후 호주 내에서도 자국을 핵심 광물 공급망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호주에서는 정·재계를 중심으로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SMC가 확장을 통해 통합제련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호주가 미국처럼 핵심 광물 생산 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SMC 역시 이러한 제안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현지에서 열린 ‘타운스빌 엔터프라이즈 2026 채광·제련 포럼(Townsville Enterprise 2026 Mining and Manufacturing Forum)’에서 SMC는 지역사회 요구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타당성 검토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내에서 지속 제기된 현지 핵심 광물 가공 역량 강화 요구에 SMC 측이 화답한 것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협력해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에 통합제련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호주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 추진이 제안된 셈이다. 이에 따라 호주의 경우 북퀸즐랜드를 중심으로 고려아연 비철금속 제련 기술과 호주의 자원·자본을 결합해 핵심 광물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 또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론 리(Ron Lee) SMC CEO는 포럼에서 “온산제련소를 통해 축적한 고려아연 기술력과 노하우를 미국 프로젝트 크루서블에 이어 호주 북퀸즐랜드에 접목해 달라는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호주 핵심 광물 역량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미국 정부 관계자도 이러한 방향성에 힘을 실었다. 제러미 콘포스(Jeremy Cornforth) 주호주 미국 총영사는 “호주 지역사회가 보유한 풍부한 광물 자원에 미국의 자본, 고려아연의 산업 역량이 결합 된다면 큰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한·미·호 협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MC제련소에서 생산된 아연 제품

SMC제련소에서 생산된 아연 제품
호주 현지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닉 다메토(Nick Dametto) 타운스빌 시장은 “고려아연 SMC는 지난 30년 가까이 타운스빌 경제의 핵심 축 역할을 맡아왔다”며 “고려아연과 협력 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다면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호주 제조업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SMC에 대한 이러한 기대감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과 호주 간 깊은 인연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윤범 회장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SMC 사장을 맡아 만성 적자 상태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 시켰다. 최 회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후 호주를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사업을 확대하면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SMC는 최 회장 재임 시절인 2018년 타운스빌 아연제련소 인근에 호주 최대 규모 산업용 태양광 발전소(125MW)를 준공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해당 시설은 현재 아크에너지(Ark Energy)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함께 고려아연 장기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사업 및 협력 성과를 기반으로 고려아연과 호주 현지 정·재계는 높은 신뢰를 쌓아왔다. 실제로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호주는 고려아연에 힘을 실어줬다. 호주 연방의원과 퀸즐랜드 주총리 등이 최 회장 등 현 고려아연 경영진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고 사모펀드가 호주 핵심 산업 자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호주 지역사회 요구가 향후 구체적인 사업 논의로 이어지면 핵심 광물을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 호주 등 3국 공급망 협력 체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강력한 공급망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3국 협력이 방산과 조선, 에너지 등 전략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 경제·안보 협력의 새로운 축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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