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화의 ‘대부’로 불리는 송규태 화백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일제강점기 민화의 맥이 끊겼을 때 그 불씨를 되살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인은 각종 문화재급 고분벽화를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호암미술관에 소장된 궁중회화·민화의 수리·모사·복원 작업을 맡았다.
1970년대 초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요청에 따라 외국인 선물용으로 호작도, 화조도 등을 그리며 민화 작가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91년에는 정부가 신축 청와대 본관 내부를 장식하기 위해 작품을 의뢰했다. 본관 세종실 벽을 채운 ‘일월곤륜도(일월오봉도)’가 고인의 그림이다. 2000년대에는 평생교육원과 파인민화연구소를 설립해 후학 양성에 힘썼다.
이 같은 공로로 대한민국 민화전통문화재 제1호로 선정됐으며 2017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아버지의 길을 따라 민화 작가로 활동 중인 송창수 씨는 “아버지는 ‘민화’라는 용어조차 낯설던 시절부터 이를 발전시키고 알리기 위해 힘썼다”며 “평생 민화를 사랑하고 부흥하는 데 애쓴 분”이라고 회고했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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