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코인베이스 프라임’…안정적 유동성 공급이 핵심 경쟁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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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현재 우리는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운영하는 기관 대상 거래서비스인) ‘코인베이스 프라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잘 만들고 향후에는 운용과 교환, 유동성 공급까지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국내 금융사들과 협업해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전통금융을 잘 알면서도 블록체인 기술도 잘 알아서 토스처럼 블록체인 분야에서 성공하는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은 게 목표입니다.”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이사는 최근 서소문에 있는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단기, 중장기 사업 목표를 제기했다. 오 대표는 1세대 블록체인 창업자로, 디지털자산 분야 프라임 브로커리지인 웨이브릿지를 지난 2018년 창업해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웨이브릿지 제공)

다음은 오 대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1세대 블록체인 창업자이신데, 어떤 일을 하시다가 웨이브릿지 창업까지 하게 된 건가.

△우리는 2018년에 창업한 회사로, 지금까지 8년 간 사업을 해오고 있다. 처음 창업할 때엔 IT 기술이 금융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웨이브릿지 이전인 2014년에 처음 창업을 했는데, 그 때 오픈 헤지펀드 플랫폼을 만들었다. 일종의 협동조합 같은 걸 만들어 투자를 잘 할 수 있는 누구나 와서 트랙 레코드를 만들고 공동으로 투자할 수 있는 투자집합체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국내 자산운용업법 상 이슈가 있어서 사업을 접었고, 이후 창업한 회사가 지금의 웨이브릿지다.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을 국내 제도권 내에 구현하고자 했던 건데,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게 아니라 API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만드는 일을 하고자 했다. 로보 어드라이저부터 자산배분, CNN 등 IT와 AI가 어떻게 금융시장을 바꿀 수 있을지를 실험해 본 셈이다. 2018년 말부터는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들로부터 데이터들을 모으고 시세조회와 잔고조회, 주문 등 API를 받아 자동으로 거래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거래에 도움이 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고, 디지털자산시장의 인프라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법인과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디지털자산시장의 프라임 브로커리지로 보이는데, 구체적 사업 내용을 소개한다면.

△우리 사업이 대체로 기업간(B2B) 비즈니스가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가 안돼 디테일하게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진 않지만, 금융기관이나 일반 법인들이 디지털자산을 거래하고 교환하고 보관해 운영한다고 할 때, 그 기본이 되는 인프라 사업자라고 보면 된다. 가장 기본인 지갑(월렛)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은행들이 주로 쓰는 수탁 지갑은 사용하는 개인이나 법인의 고객신원확인(KYC)까지 다 포함해야 한다. 다음으로 디지털자산을 커스터디(수탁)로 정확하게 보관해준다. 또 비트코인을 이더리움이나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바꿔주는 교환, 이후 그에 따른 정산과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원화 결제까지를 포함한 솔루션을 모두 제공한다. 블룸버그 단말기처럼 금융사들이 디지털자산을 투자한다면 우리 회사의 잔고가 얼마인지, 코인을 어디로 이체할 수 있는지, 지금 위험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한 번에 다 볼 수 있는 대시보드 같은 걸 제공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기본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으니,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새롭게 하려는 비즈니스 영역이다. 향후에는 실물기반 토큰화자산(RWA)를 포함한 토크나이제이션 인프라를 제공하겠다는 것도 우리의 계획이다.

-그렇다면 고객은 주로 금융회사나 일반 법인인가.

△가장 우선적으로는 디지털자산에 투자하는 패밀리 오피스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으로 재무관리 전략을 짜는 DAT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사업자들끼리 서로 온보딩해서 거래할 수 잇으니, 그런 일도 같이 해보려고 고객사들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은 만들어지지 않은 시장에 들어가 고객을 찾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예로 들면,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어 운용하면서 주문을 내면, 그 주문을 하루에 1000억, 2000억원씩 받아 거래하고 정산하고 유동성을 공급해 블랙록에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 코인베이스 프라임이나 팔콘X 같은 역할이 우리 웨이브릿지가 하는 일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 하고 있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웨이브릿지가 가지고 있는 차별적인 경쟁력은 뭔가.

△결국 유동성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KYC 등을 통해 고객이 안정적인 상대방과 거래할 수 있는데서 오는 그런 안정성일 수 있고, 수탁의 안정성일 수도 있고, 실시간 온체인 정산의 안정성일 수도 있다. 또한 고객이 규제 준수를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리스크도 없어야 한다. 이처럼 수탁과 온체인 실시간 정산, 규제 준수 등이 바닥에 깔려 있어야 해외 사업자들이나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우리를 상대해줄 것이고, 이들을 확보해야만 국내 금융사가 수천억원씩 디지털자산 거래 주문을 낼 때 그에 부합하는 유동성을 곧바로 공급해 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언제든 제공해줄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인데, 이는 우리가 글로벌 협업 파트너십을 잘 구축해놓고 있어서 가능한 얘기다.

오종욱 웨이브릿지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웨이브릿지 제공)

-기관 투자가 늘어나야 거래와 정산 사이를 연결하는 인프라 업체로서의 사업 수요가 많아질텐데, 지금은 법인의 디지털자산 투자나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등이 다 막혀 있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너무 오랫동안 희망고문을 당해왔다. 언급한 기관 수요가 다 막혀 있다는 게 너무 아쉽다. 해외에서는 다 가능해서 인수합병(M&A)나 여러 딜을 진행되고 있는데, 국내엔 막혀 있는 게 너무 많아 답답하다. 지금 상황에서 국내 기관 시장은 개화 전이라고 일단 보고 있다. 작년부터 국내에서도 입법에 대한 기대감이 솔솔 올라왔지만, 지금은 1년 이상 지난 상황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지금이야말로 향후 기관 시장 개화에 준비하는 인프라를 만들기 적기인 것 같다. 금융사들도 한동안 관심이 없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진 관심을 조금씩 가지기 시작했다. 그들도 언제 입법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준비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사, 보험, 카드사 등이 이 분야에서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수탁으로 갈지 비수탁으로 갈지, 자체 라이선스를 가지고 다 할 건지 협업 파트너를 고를 것인지, 인프라 사업자를 누구로 고를 지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다. 그래서 금융사들이 우리 같은 사업자들에게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고, 그 덕에 웨이브릿지에 대한 러브콜도 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사들과 8개 정도의 개념검증(PoC)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해외 사업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만들고 있다 보니 사업하는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젠 국내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건가. 성과는 나오고 있나.

△웨이브릿지 초창기부터 해외쪽 사업을 많이 해왔다. 한때 디지털자산 인덱스를 만들었는데, 이를 활용해 국내에서 운용업을 해보고자 했는데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미국에 80억원 정도를 투자해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비트코인 인컴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어 상장시켜 봤다. 유럽에서도 미카(MiCA) 라이선스를 받아서 크립토 뱅킹을 해보고자 했고,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도 자체 사업을 해봤다. 그러다 2024년 한국에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받은 뒤 국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빨리 될 거라 생각해 법인이나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쓰는 기업들을 상대로 법인 영업을 해 온보딩 받아 비트코인은 사고 파는 일을 시작했다. 그래도 거래가 1000억원 이상 이뤄졌고 온보딩 된 법인도 30곳 이상 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의미있는 숫자는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이를 유통하는 단계에서 커스터디(수탁)와 결제, 정산 등에서 우리 같은 가상자산 사업자를 패싱할 순 없으니 우리 역할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 그 때가 되면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고객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통과되고 나면 디지털자산 중개나 매매 비즈니스를 더 해보자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 얘기를 묻고 싶다. 글로벌 기업들과는 어떤 협업을 하고 있나.

△2~3년 전부터 해외 파트너십 구축에 노력해왔다. 해외 사업을 해오다 보니 미국쪽에는 비트와이즈나 코인베이스, 팔콘X 등과 인연이 있었다. 외환 문제 때문에 못하는 것도 있지만, 작년부터는 서클의 민팅 파트너로 제대로 할 수 있게 됐고 하고 있고 솔라재단도 마찬가지다. 국내에 어떻게 들어올 것인지를 고민하는데 많이 얘기하고 있다. 칸톤 네트워크 커스터디도 하고 있고, 팍소스 글로벌달러네트워크에선 국내 첫 파트너도 됐다. 해외 사업자들도 국내에 어떻게 진출할지 고심하고 있다. 우리가 그런 사업자들과 굉장히 긴밀하게 만나면서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잘 알고 국내에 적용시키는 것까지 조언할 수 있는 만큼 강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최근 국내에서 다수 은행들과 핀테크, 유통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어떤 협업을 준비하고 있나.

△현 상황에서 개별 회사 이름을 얘기하긴 힘들 것 같다. 은행들은 당연하게도 자신들이 스테이블코인 관련된 모든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 다만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센스를 주진 않을 것이니 일단 커스터디부터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은행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갑인데, 어떤 지갑을 어떻게 도입해서 누구에게 서비스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금 주식시장이 워낙 좋아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하긴 하지만, 고객사들이나 법인 고객, 패밀리 오피스 등이 점차 가상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도 준비해야 하는데, 증권업 라이센스로는 불가능하니 당연히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센스를 가진 기업들과의 협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때문에 국내 기관들이 우리에게도 많은 제안을 주고 있다. 아울러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기업들과 마찬가지다. 크립토닷컴이나 비트고 등도 한국에서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센스를 못 받고 있다 보니 어떤 식으로 한국에 진출할 지 고민하고 있다. 하나금융과 손잡고 국내에 합작사를 낸 비트고가 우리 금융당국에서 라이센스를 받을 수 있느냐가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최근 국민의힘이 가상자산 과세 페지를 공언하면서 국내 디지털자산시장에 기관투자가와 해외투자가 유입 활성화를 약속했다. 현황은 어떻게, 이런 활성화가 왜 필요하다고 보나.

△정치적 입장을 배제하고 보면, 공감이 가는 주제이긴 하다. 실제 국내 1~2위 거래소 사업자인 업비트와 빗썸만 봐도 기관투자가나 해외투자자가 하나도 없다. 거의 100%가 개인 계좌다. 법인이나 기관투자가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있다면 국내 시장은 훨씬 더 활성화되고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 무엇이든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훨씬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상자산 과세정책 정상화도 굉장히 환영한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가상자산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자본시장법 상에 기초자산으로도 포함 안 돼 있다. 그렇다 보니 수탁자산으로도 인정 안돼 비트코인 현물 ETF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규제나 세금 체계 등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두가 답은 알고 있다. 이런 부분만 분명해져도 기관투자가들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세금을 올려도 우리 시장에 들어올 것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우리 자본시장 발전을 기여하는 대체투자상품으로 크게 활용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기관 수요가 늘어나면 웨이브릿지가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 같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과 향후 논의가 시작될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법인들의 가상자산 투자가 본격화하고 시장 내 마켓메이킹 제도도 도입되고, 비트코인 현물 ETF도 도입되면 우리의 비즈니스 기회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잘 준비해서 내년에 이런 제도화가 이뤄질 때 최대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내놓은 최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등을 보면, 당국이 안정적인 시스템을 가진 시장을 원하는 것 같고 가상자산 사업자 기준도 높였다. 이에 회사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 사업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점에서 외부 투자도 좀 받아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해보고자 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라는 부차적인 이슈로 인해 올스톱돼 있다.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는가.

△해법은 이미 시장이 다 알고 있다. 기본법 제정 자체가 막혀 있다 보니 사업자들이 너무 힘들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크다. 솔직히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지금 이 상황이 오히려 좋을 것이다. 법안 처리가 안 되면서 대주주 지분 규제가 올스톱돼 있으니 말이다. 되려 특정 사업자를 더 밀어주기 위해서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속도감 있는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주주 지분규제는 별도 시행령이나 가이드라인으로 가고, 기본법은 그 자체로 본질적인 내용들로 통과시켜 줬으면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로 모든 법안이 다 멈춰 있다면 자칫 모든 사업자들이 다 망할 수밖에 없다.

-끝으로 CEO로 가지고 있는 회사의 목표는 무엇인가.

△업비트 같은 회사가 부럽기도 하지만, 거래소 사업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아니며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잘 만들고 향후에는 운용과 교환, 유동성 공급까지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국내 금융사들과 협업해서 함께 성장하고 싶다. 전통금융을 잘 알면서도 블록체인 기술도 잘 알아서 토스처럼 블록체인 분야에서 성공하는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은 게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사업자 라이센스를 받았으니, 올해 말까지 글로벌 비즈니스를 좀 더 키우고자 한다. 연내 홍콩과 리투아니아에서 사업자 라이선스를 받아서 사업을 셋업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거래 법인 수를 늘리고,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PoC도 잘 마무리하는 게 단기 목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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