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완화?…한국 국적 K팝 그룹 中콘서트 9년 만에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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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29 17:23 수정2025.04.29 17:23

아이돌 그룹 이펙스. /사진=연합뉴스

아이돌 그룹 이펙스. /사진=연합뉴스

중국 지방정부가 전원 한국 국적으로 구성된 K팝 아이돌 그룹의 단독 콘서트를 허가하면서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완화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25일 중국 남동부 푸젠성 푸저우시 문화여유국(문화관광국)은 한국 8인조 보이그룹 이펙스(EPEX)의 내달 31일 현지 콘서트 '2025 EPEX 3rd 콘서트 청춘 결핍 in 푸저우'를 정식 허가했다. 허가 결정문에 따르면 공연 장소는 푸저우시 대학성문화예술센터다.

중국은 2016년께부터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비공식적 보복 조치' 한한령을 적용해왔다. 이후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제한됐다.

그간 외국 국적 K팝 스타들은 중국 TV 프로그램 등에 종종 얼굴을 비췄다. 다만 멤버 전원이 한국 국적인 K팝 그룹이 현지에서 '상업 공연' 성격의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이달 12일 한국 국적의 3인조 래퍼 '호미들'과 트로트 가수 윤수현이 각각 후베이성 우한과 남부 하이난성에서 공연하기는 했으나 두 공연은 정식 상업 공연이 아니었다.

한한령으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는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풀리기 시작했다. 정치·사회적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따지면서 지방, 소규모, 비공식 행사 등부터 시작해 폭과 깊이를 차츰 확대하는 중국 특유의 '점진적 개방'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펙스의 공연 여부와 지난 9년 동안 K팝 콘서트가 없었던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나는 그 공연에 관한 구체적인 상황은 모른다"며 "우리는 한국과 유익한 문화 교류·협력을 전개하는 것에 개방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한국이 중국과 함께 노력해 양국의 영역별 교류·협력에서 발전을 추동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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