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 미안하다 전해줘” 괴롭힘 끝에 숨진 10대···가해학생 징역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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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구형을 받은 B 군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2026.1.28/뉴스1 신성훈 기자

28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구형을 받은 B 군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2026.1.28/뉴스1 신성훈 기자
할머니와 함께 살며 생계를 꾸리던 16세 소년을 괴롭힌 또래 가해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손영언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19일 안동시 안기동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군(16)에게 폭행과 협박, 공갈, 감금 등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B 군(17)에게 징역형 장기 4년·단기 3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어린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심리적 압박, 고립감과 좌절감을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며 “유족들이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 속에서 엄벌을 탄원하고, 범행이 지역사회에 안긴 충격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률상 처단의 범위는 징역 1월~15년 이하이지만 일부 범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가 있고 피고인이 소년이어서 양형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B 군은 지난해 7월부터 한 살 후배인 10대 A 군을 폭행하거나 금품을 갈취하는 등 여러 차례 괴롭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그는 중고로 70만원에 산 오토바이를 A 군에게 140만 원에 강매하고 “입금이 늦는다”며 ‘연체료’ 명목으로 추가 금전을 요구했다. 또 이를 빌미로 A 군을 수시로 모텔에 감금한 채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 군은 같은 해 8월 17일, 무면허 운전이 적발돼 유일한 생계유지 수단이었던 오토바이를 경찰에 압류당했다. 이로 인해 돈을 마련할 길이 막힌 상태가 된 A 군은 B 군의 보복을 두려워하다 지난해 8월 19일 새벽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이날 판결에 대해 A 군 아버지는 “아이의 죽음과 무관한 선고”라며 “아이를 홀로 키운 할머니가 아직도 매일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며 B 군을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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