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동결·이스라엘·레바논…종전 후 투자자가 챙겨 볼 세가지 [美-이란 종전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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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동결·이스라엘·레바논…종전 후 투자자가 챙겨 볼 세가지 [美-이란 종전 진단]

입력 : 2026.06.18 20:14

6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이란의 예비 합의 소식을 올렸다. 글은 호르무즈로 시작했다. 해협을 무료로 열고, 미국의 해상봉쇄를 즉시 해제하며, 오는 6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명한다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배들이여, 엔진을 켜라. 기름을 흐르게 하라”고 덧붙였다. 브렌트유는 이 소식이 전해진 뒤 곧바로 4% 넘게 떨어졌다.

같은 날 예루살렘에서는 사뭇 다른 말이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 남부 안보지대에 필요한 기간 머물겠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를 상대로 전개한 군사작전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멈추는 문서에 서명하려는 동안, 이 전쟁의 핵심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합의에서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악수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예비 합의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원하는 목표는 여전히 달성되지 않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악수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예비 합의에도 네타냐후 총리가 원하는 목표는 여전히 달성되지 않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합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분명하다. 6월 17일 미국이 공개한 MOU 초안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와 개발을 금지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으로 얻으려 한 것은 핵무기 금지 선언이 아니었다. 이란이 다시 핵 문턱에 서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미사일과 하마스, 헤즈볼라 지원 문제도 즉각적 구속 조항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미국은 핵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 이란의 무장 대리세력 자금 지원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가 얻은 것은 결론이 아니라 순서표였다. 합의 서명을 앞두고 유가는 떨어졌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란 전쟁은 네타냐후의 전쟁이었다

이번 이란 전쟁에는 미국이 참전했다. 그러나 전쟁의 성격은 네타냐후의 안보 전략과 더 깊게 맞닿아 있었다.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본인에 대한 사법 처리와 정치적 위기를 피하기 위해 전쟁을 확대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안보 판단이 달라진 출발점은 2023년 10월 7일이었다.

당시 하마스가 주도한 무장세력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했다. 이스라엘 집계 기준 약 1200명이 숨졌고, 251명이 인질로 가자지구에 끌려갔다. 음악 축제 현장과 국경 마을이 같은 날 공격받았다. 이후 이스라엘은 9·11 테러 직후 미국처럼 대응 범위를 넓혔다. 빈 라덴뿐만 아니라 배후 세력까지 적으로 규정했던 미국처럼 이스라엘도 하마스를 넘어 헤즈볼라와 후티, 그리고 이들을 지원한 이란까지 전쟁의 상대로 보기 시작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위협했다. 후티는 예멘과 홍해 항로에서 이스라엘과 서방 선박을 압박했다. 이란은 이들 세력을 지원해온 배후로 지목돼왔다. 2026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첫 타격을 명령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했다. 3월에는 헤즈볼라가 이란을 지지하며 이스라엘에 사격을 시작했다. 석 달 넘는 충돌로 레바논에서 3700명 넘게, 이스라엘에서 30명 가까이 숨졌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하마스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 군인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당시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넘어 헤즈볼라와 후티, 이란까지 안보 위협의 범위에 넣기 시작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3년 10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하마스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 군인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당시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넘어 헤즈볼라와 후티, 이란까지 안보 위협의 범위에 넣기 시작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으로 약한 상태에서 전쟁을 맞았다. 그는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다. 2022년 말 강경 우파와 종교 정당의 지지를 받아 다시 총리에 올랐지만 전쟁 전부터 뇌물과 사기, 배임 혐의로 재판받아왔고 혐의를 부인했다. 사법부 권한을 줄이는 입법을 추진하자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2023년 10월 7일 이후에는 인질 가족들이 생환 협상을 요구했고 우파 진영은 군사 작전 지속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을 상대로 펼친 군사 성과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국내 정치적으로도 중요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도 주요 자산이었다. 트럼프 1기 때 미국은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옮겼고 이스라엘은 아랍에미리트, 바레인과 아브라함 협정을 맺었다. 2019년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대형 광고판에 걸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는 끝까지 같지 않았다. 미국이 먼저 합의를 추진하면서 이란 핵과 헤즈볼라가 남아 있는 부담은 다시 네타냐후 총리에게 돌아왔다.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가 6월 중순 공개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안보를 핵심으로 고려한다고 본 응답은 41%에 그쳤다. 3월의 64%에서 내려온 수치다.

트럼프는 네타냐후 보다 물가가 중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이스라엘과 다르게 봤다. 미국은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지하 핵시설 정밀 타격과 해상 봉쇄, 외교적 압박에 그쳤다. 이라크전처럼 지상군을 대규모로 넣어 점령하지는 않았다. 비용을 제한한 전쟁이었다. 그 방식은 호르무즈 통항이 막히면서 흔들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석유류가 하루 평균 2090만배럴이었다고 집계했다. 세계 석유류 소비의 약 20%다. 통항이 끊기자 원유와 휘발유, 항공유 가격이 오르고 비료와 화학제품 값이 뛰었다. 해운 보험료도 올랐다.

미국 워싱턴DC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된 모습. 호르무즈 통항 차질로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오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예비 합의를 서둘러 진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된 모습. 호르무즈 통항 차질로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오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예비 합의를 서둘러 진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민감한 숫자는 휘발유였다. 미국자동차협회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넘어 1년 전보다 1달러가량 높았다. 5월 미국 물가는 3년 만에 가장 빠르게 올랐다. 고용은 5월 한 달 17만2000명 늘었지만 6월 초 미국인 70%는 트럼프 대통령의 물가 대응을 부정적으로 봤다. 동맹과의 마찰도 커졌다. 6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루트를 치지 말라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로 강하게 화를 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날 공격을 멈췄지만 일주일 뒤 베이루트 남부를 다시 폭격했다. 이란이 미사일로 대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을 공개 질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과 이란의 예비 합의가 나왔다. 합의의 즉각 범위는 군사공격 중단과 호르무즈 통항 재개였다. 이후 공개된 14개항 MOU는 합의의 성격을 더 분명하게 보여줬다. 문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과 획득을 금지했지만, 핵 프로그램의 불가역적 해체까지 담지는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의 수수료 없는 자유 통항도 60일로 제한됐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합의는 전쟁 비용을 줄이는 장치였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목표는 핵 동결과 호르무즈 통항 재개보다 컸다.

이란 전쟁의 세 가지 포인트 모두 미해결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얻으려 한 것은 세 가지였다. 이란 핵 능력의 되돌릴 수 없는 제거, 이란이 호르무즈 통항을 위협하는 능력의 약화, 하마스와 헤즈볼라, 후티를 앞세운 이란 체제의 노선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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