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랑 '탄생 110주년 특별전'서 만난 이봉상·유영국·최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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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랑 '탄생 110주년 특별전'서 만난 이봉상·유영국·최영림

입력 : 2026.04.17 16:08

1916년생 동갑내기 3인전
숨겨진 작가 이봉상 재조명
인재 길러내고 화단 이끌어
"가장 한국적 현대미술 개척"

이봉상 '해바라기'(1962). 현대화랑

이봉상 '해바라기'(1962). 현대화랑

글로벌세아의 모더니즘 전시와 함께 관람하면 좋을 근대 거장 전시가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열린다. '탄생 110주년 특별전: 유영국·이봉상·최영림'이다. 1916년생 용띠 동갑내기 화가 3인의 예술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우리에게 친숙한 국민화가 이중섭 역시 1916년생이나 그간 조명이 활발했던 만큼 이번 기획전에는 빠졌다. 그 대신 상대적으로 조명 기회가 적었던 이봉상과 최영림의 가치를 유영국의 추상과 나란히 배치함으로써 한국 근대 미술의 지평을 한층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시장 1층에서 고향 울진의 산하를 강렬한 색채와 기하학적 추상으로 승화시킨 유영국과 '모자(母子)'와 설화를 바탕으로 토속적인 정서를 일궈낸 최영림의 대표작을 감상한 뒤 2층으로 올라가면 1950~1960년대에 제작된 이봉상의 작품 12점이 펼쳐진다. 거친 필치와 대담한 형태를 통해 구상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치열하게 모색했던 그의 '풍운아'적 예술혼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경성사범학교 출신인 이봉상은 서라벌예술대학(현 중앙대) 미술과장을 거쳐 홍익대 미대 교수와 학과장을 역임하며 교육자로서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박서보를 장학생으로 선발해 프랑스 유학길을 열어주었고 하종현, 최명영 등 훗날 단색화의 거장이 된 작가들을 조교로 뒀다. 걸출한 인재들을 길러내고 화단의 중심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당시 예술가들은 그를 화단의 '보스'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1950~1960년대에는 강렬한 색채와 거친 필치, 대담한 생략을 특징으로 하는 야수파적 경향과 표현주의적 작품을 선보였으며 나무, 산, 새, 달 등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한국적인 색감과 정체성을 표현했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의외롭고 경이로운 화가 이봉상'이란 신간을 통해 "이봉상은 마티스와 다른 한국의 마티스이고, 샤갈과 다른 한국 샤갈이며, 르네 마그리트와 같으면서도 르네가 아니다"며 "유학파가 득세하던 화단에서 독학으로 일어선 그는 서구의 기법을 모방하기보다 우리 국토와 자연의 본질을 탐구하며 가장 한국적인 현대미술을 개척했다"고 평했다. 전시는 5월 10일까지.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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