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 ‘2026 서울국제도서전’…‘도서’ 열풍 이끈 젊은 독자들, 출판사의 시간이 담긴 부스 돋보여

2 days ago 7

[현장M] ‘2026 서울국제도서전’…‘도서’ 열풍 이끈 젊은 독자들, 출판사의 시간이 담긴 부스 돋보여

업데이트 : 2026.06.29 17:40 닫기

- AI 시대의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작가, 각 분야 전문가 강연 및 워크숍 프로그램 눈길
- 2030세대의 독자층을 위시한 다양한 ‘독서 세대’ 유입
- 소수 인권, 아동 청소년 도서, 동물권이 주제인 다양한 시선의 도서들 선보여
- 60주년 맞은 창비·민음사, 10주년 맞은 밀리의서재 등 부스 발걸음

‘2026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 이승연 기자)

‘2026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 이승연 기자)

2026년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삼성동 코엑스 A, B1홀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의 책 축제로 꼽히는 대표적인 문화 행사다. 올해 68회째를 맞은 서울국제도서전은 ‘인간선언 Homo duduri(호모 두두리)’를 주제로 선정,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졌다.

‘두두리’는 한국의 옛 문헌에 등장하는 신화적 존재인 도깨비의 원형이다. 불을 다루는 슬기가 있는 두두리처럼 또한 불을 두려워하지 않고 불에게 다가간 최초의 인간처럼, 지구 곳곳의 갈등과 전쟁, AI(인공지능)이라는 불이 세차게 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인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그리고 책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그 질문들이 한데 모였다.

닷새간 열린 올해 도서전은 한국을 포함한 18개국, 538개의 출판사와 관련 단체가 참여했으며, 올해 주제가 AI 시대의 인간 존재에 대한 논의인 만큼,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실험하는 영역을 아우르는 강연 및 세미나, 작가와의 만남, 워크숍 프로그램이 5일간 강연장을 채웠다.

출판과 문화를 아우른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 국제관에선, 올해 도서전 주빈으로 프랑스가 한국 독자들을 만났다.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읽다 Lire la France’라는 주제로, 23개 출판사 및 기관이 참여했다. 한국 독자들이 사랑하는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부터 아동문학 작가 마리 오드 뮈라이유,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안느 라발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 12명이 방한해 강연 프로그램으로 한국 독자들과 소통하고 만남의 장을 이어갔다.

‘서울국제도서전’ 체험 공간 부스(사진 이승연 기자)

‘서울국제도서전’ 체험 공간 부스(사진 이승연 기자)

한편으론 ‘2026 서울국제도서전’은 개막 전부터 상업성 요소의 확대와 작은 출판사들의 소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엄청난 인파 속에서 부스를 제대로 살펴보기 힘들었다는 후기들도 올라오며 오랫동안 도서전을 찾는 관람객들과 애서가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도 이어졌다.

하지만 도서전이 여전히 출판 생태계에 활력을 높이고, 대중들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인 것만은 확실하다. 평소 좋아하는 취향의 출판사 부스를 찾아, 또는 도서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도서를 찾아 발걸음을 옮기는 10~30대 독자들의 모습은 이를 증명했다. 이처럼 올해 도서전에서 주목받은, 내년에 또 만나고 싶은 공간은 무엇이었을까.

2026 서울국제도서전, AI 시대의 문학과 인간다움 탐구

‘2026 서울국제도서전’은 그야말로 도서전의 인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지난 6월 8~12일까지 진행된 얼리버드 티켓 예매는 연일 매진이었으며, 도서전 전 기간 입장이 가능한 ‘두두리 패키지’ 역시 일찌감치 매진이 됐다.

도서전 첫날인 24일(수) 오전의 행사장은 일찌감치 ‘오픈런’이 연출됐다는 각종 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기자가 찾은 26일(금) 행사장 분위기는 개막 첫날 또는 주말 인파보단 다소 안정화된 모습이었다. 입장은 A홀 입구와 B1홀 입구에서 예매처별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현장 구매 역시 수월하게 이어갔다(일일 판매 수량 한정). 올해 도서전에서도 2030대들을 위시한 관람객들이 상당수였으며, 그 밖에도 부모와 함께 찾은 아이들, 중장년층 독자들 역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서울국제도서전’ 책마당 코너에선 정세랑, 박상영 작가의 북 토크가 진행됐다.(사진 이승연 기자)

‘서울국제도서전’ 책마당 코너에선 정세랑, 박상영 작가의 북 토크가 진행됐다.(사진 이승연 기자)

올해 도서전에서는 AI 시대의 문학을 주제로 다양한 강연과 세미나도 함께 진행됐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 정체성, 감정, 인간다움의 본질을 다각도로 조명한 것. ‘주제 강연’에서는 소설가 은희경, 시인 황인찬이 미래 사회에서 인간과 AI가 살아갈 ‘몸’에 관한 대담을 나눴다. 소설가 김애란과 박선우는 인간의 다양성을, 뮤지선 선우정아와 음악평론가 배순탁은 음악가의 정체성을 주제로 ‘호모 두두리’와 연계한 이야기를 펼쳤다. 특히 ‘주제 세미나’에는 과학, 언론, 예술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는데, 지난 27일엔 배우 김신록과 뇌과학자 장동선이 ‘인간과 인공지능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를 주제로, 인간만의 것이라고 여겨온 감정과 자아, 의지를 재정의하는 대담을 가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밖에도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꾸준히 이끄는 공간으로, 올해 5회째를 맞이한 아트북 및 독립출판 전시 공간 ‘책마을’을 주목해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총 110여 개의 국내외 독립출판사가 참여했으며 그중에서 타이완 독립출판협회, 일본 독립출판엑스포, 싱가포르 아트북페어 등 아시아에서 주목받는 독립출판들이 함께 했다. 또한 개성 넘치는 도서와 아트북들, 소규모 창작자들이 담은 다양한 시선과 취향을 고려하는 도서들이 유독 돋보이는 공간이었다.

책마을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각종 도서들. 허안나 작가의 ‘파김치의 쭈글쭈글한 일기장’ 외 도서들이 매대에 놓여있다.(사진 이승연 기자)

책마을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각종 도서들. 허안나 작가의 ‘파김치의 쭈글쭈글한 일기장’ 외 도서들이 매대에 놓여있다.(사진 이승연 기자)

고양이 돌봄과 동물권을 다루는 출판사 ‘프레스탁’의 부스(사진 이승연 기자)

고양이 돌봄과 동물권을 다루는 출판사 ‘프레스탁’의 부스(사진 이승연 기자)

60주년 맞은 창비·민음사, 10주년 맞은 밀리의서재 등 부스 발걸음

60주년 맞은 출판사, 창비 부스(사진 이승연 기자)

60주년 맞은 출판사, 창비 부스(사진 이승연 기자)

문학동네는 ‘문학동네시인선’ 15주년을 맞아 베스트셀러 리커버, 굿즈 등으로 부스를 꾸몄고, 창비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도서전 선공개 도서, ‘백석 시선집 한지 데이션’, 도서전 슬로건인 ‘호모두두리’ 추천 도서 등 한정판 도서와 굿즈 등을 선보였다.

민음사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민음활성’을 슬로건으로 선정, ‘오늘의귀여움’과 컬래버해 오래도록 사랑받은 문학의 명장면 뒤에 오늘의귀여움 감각을 더한 부스를 공개했다.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와 500번 『압록강은 흐른다』 중심으로 부스를 꾸몄고, 부스 외벽에 자리한 굿즈 캡슐 뽑기 공간에서 ‘세계문학전집’ 키링, 책갈피, 액정 클리너 등을 뽑을 수 있도록 마련됐다.

종이 가구와 골판지 구조물로 만든 문학과지성사 부스(사진 이승연 기자)

종이 가구와 골판지 구조물로 만든 문학과지성사 부스(사진 이승연 기자)

문학과지성사 부스는 ‘행복한 책읽기’ 슬로건으로 재활용 가능한 종이 가구와 골판지 구조물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로 꾸며, 관람객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기도 했다. 문학과지성사는 도서전마다 꾸준히 종이 부스를 선보이며 도서전이 끝나면 창고에 보관, 내년 도서전이나 팝업 스토어 등 오프라인 행사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2026 서울국제도서전’ 내 kt 밀리의서재 부스 ‘밀리하우스’ 전경(사진 밀리의서재)

‘2026 서울국제도서전’ 내 kt 밀리의서재 부스 ‘밀리하우스’ 전경(사진 밀리의서재)

올해 10주년을 맞은 KT밀리의서재는 ‘밀리 창립 10주년, 밀리의 서재에 초대합니다’를 테마로 한 부스를 마련했다. 독자의 일상 공간 어디서든 함께한다는 밀리의서재 브랜드 정체성을 ‘집’이라는 공간으로 꾸며, 방문객들은 밀리의서재 집들이에 초대된 친구처럼 주방, 욕실, 거실 등의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독서가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 무거운 행위’가 아닌, 일상 속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경험임을 전한 것.

현장 부스의 첫 공간은 ‘현관’이자 밀리의서재 10주년을 알리는 웰컴 서재로 꾸며졌으며, ‘주방’에서는 종이책 바코드를 스캔하면 전자책으로 연결해 어울리는 도서를 추천하는 ‘밀리 페어링’을 체험, 이어진 ‘욕실’ 공간에선 오리지널 웹툰과 오디오 웹소설을 소재로 꾸며 확장된 독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부스 마지막 공간인 ‘정원’은 밀리 자체 IP로 출간된 오리지널스 도서를 구매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관람객 총 15만 명 이상이 참가하며 국내 최대의 책 축제라는 명성을 이어갔다. 또한 도서전과 책이라는 플랫폼이 ‘읽는 행위의 즐거움’에서 한층 더 나아가,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고 교감하며 다양한 문화적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이승연 매경 시티라이프부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이승연, 밀리의서재]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