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해먼즈-허훈 맹활약+워니 봉쇄 성공’ KT, 안방에서 SK 잡았다…4강 PO 2패 후 기사회생

수원 KT가 서울 SK를 꺾고 기사회생했다.

KT는 27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SK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레이션 해먼즈(19점·11리바운드)와 허훈(17점)의 활약을 앞세워 77-64로 이겼다. 1·2차전을 모두 내준 뒤 기사회생한 KT는 29일 4차전으로 승부를 이어가게 됐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내려던 SK는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경기를 앞둔 양 팀 사령탑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홈에서 1·2차전을 독식한 전희철 SK 감독은 “앞선 2경기와는 다른 새로운 게임”이라고 경계하면서도 “초반 분위기를 가져가면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으니 선수들에게 시작부터 집중해보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송영진 KT 감독은 “극단적으로 (자밀) 워니를 봉쇄하는 쪽으로 맞춰서 가야 할 것 같다. 그래야 파생 공격과 속공도 제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뚜껑을 열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1쿼터부터 KT의 전략이 완벽하게 통했다. 워니(19점·15리바운드)의 페인트존 진입을 최소화하며 공격 시도 횟수를 줄였다. 워니는 1쿼터 4점을 뽑는 데 그쳤다. 3점슛 2개는 모두 림을 외면했다. 반면 KT는 허훈과 문정현(13점)이 각각 8점, 해먼즈가 7점을 올리며 SK의 수비를 흔들었다. “KT가 공격 옵션을 섞으면 더 힘들다”던 전희철 감독의 우려는 결코 엄살이 아니었다.

KT는 2쿼터에도 공격루트를 다양화하며 격차를 더 벌렸다. 조엘 카굴랑안(7점·5어시스트)이 5점을 뽑았고, 조던 모건과 박준영(이상 4점), 해먼즈가 4점씩을 보태며 경기를 풀어갔다. 워니가 공을 잡으면 지체없이 도움수비를 펼쳐 봉쇄했다. SK는 아이재아 힉스(8점)가 8점을 올렸지만, 수비가 완전히 허물어지면서 잇따라 실점했다.

45-28의 넉넉한 리드로 전반을 마무리한 KT의 파상공세는 3쿼터에도 계속됐다. 49-30에서 해먼즈의 3점슛과 자유투, 하윤기(8점)의 골밑 득점으로 55-30까지 달아났다. 3쿼터 종료 2분8초를 남기고는 허훈이 샷클락에 쫓겨 던진 3점슛이 그대로 림을 통과했고, 하윤기의 미들슛까지 더해 30점(64-34)차로 도망갔다. SK는 3쿼터까지 리바운드를 26개나 뺏긴 데다 워니도 10점에 그친 탓에 좀처럼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SK가 이전까지와 전혀 다른 공세를 퍼부으며 KT를 압박했다. 51-70에서 워니가 잇따라 페인트존 득점을 올렸고, 오재현(13점)이 3점슛에 이어 연속 가로채기에 이은 득점을 올렸다. 경기 종료 1분19초를 남기고 62-70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KT는 문정현이 경기 종료 58초를 남기고 3점슛을 터트려 한숨을 돌렸고, 이어진 수비에서 귀중한 리바운드를 따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수원｜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