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저 케이블 공격 가능성 시사
국제 데이터 98~99% 이상 의존 구조
동시 훼손 시 전방위 연쇄 충격
복구 수주~수개월…대체 경로 부족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강경 성향의 매체가 호르무즈 해협 해저를 지나는 국제 인터넷 케이블 인프라를 강조하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 해협에 대한 IRGC의 통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사가 나온 건 앞으로 이 지역 핵심 인터넷 생명선 역시 공격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에둘러 경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IRGC와 연계된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페르시아만 연안국 인터넷 케이블의 핵심 동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단지 원유와 가스를 운반하는 통로만은 아니다”라며 “이 좁은 해로는 중동과 전 세계의 가장 중요한 인터넷 길목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해저 케이블은 여러 가닥의 광섬유를 강철과 폴리에틸렌 같은 보호층으로 감싼 구조로, 수심 최대 8000m의 깊은 바다에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님은 “소셜미디어 메시지 하나, 인스타그램 영상 하나, 또는 인터넷 전화 한 통이 어떻게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냐”며 “답은 많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현대 디지털 생활이 의존하는 인프라에 있다. 바로 해저 케이블”이라고 강조했다.
타스님은 연안 국가들을 잇는 최소 7개의 해저 통신 케이블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며 아시아와 중동·유럽에 걸친 팰컨(FALCON)과 AAE-1, TGN-걸프, SEA-ME-WE 등 대형 해저 케이블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많은 인터넷 케이블이 이 좁은 해로에 집중된 탓에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디지털 경제의 취약점이 됐다”며 “이곳의 케이블들은 해협을 통과한 뒤 해안 상륙 지점과 지역 내 주요 데이터센터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중동의 주요 해저 인터넷 케이블이 상륙하는 곳(육양점)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다.
해저 인터넷 케이블 업계는 정치·외교·군사적 환경도 고려해 해저 케이블을 설치한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해저를 지나는 케이블은 오만 영해를 지난다.
타스님이 해저 케이블을 끊을 수 있다고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를 이어가는 와중에 이를 언급한 건 언제든 인터넷 인프라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일종의 위협으로 해석된다.
해저 통신 케이블을 훼손해 적대 국가의 통신망에 영향을 주는 건 실제로 종종 발생하는 사보타주(파괴 공작) 수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배가 닻을 해저까지 내려 끌고 지나가면서 케이블을 끊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홍해 해저에 설치된 SMW4 회선과 IMEWE 회선이 절단돼 인도·파키스탄·중동 지역의 인터넷 속도가 저하되는 피해를 입었을 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케이블을 끊었다는 의심을 산 바 있다. 지난해와 2024년에는 발트해 해저의 케이블이 수차례 절단됐을 당시 러시아의 사보타주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란은 휴전 이전 UAE 등 걸프 지역에 있는 미국 IT 기업 18곳이 이란 공격에 쓰인다며, 이들을 군사 표적으로 공개 지목하고 데이터센터를 공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는 원유 수송로는 봉쇄되더라도 우회 항로나 대체 구입처를 모색할 수 있지만, 해저 케이블은 손상됐을 때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국제 데이터의 98~99% 이상은 해저 케이블로 오가고, 위성은 비상 시 필수 통신을 일부 떠받치는 정도에 그쳐 대용량 국제 트래픽을 온전히 대신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해저 케이블은 고장 지점을 특정한 뒤 전문 수리선과 각국 허가를 거쳐 복구해야 해 수리 완료까지 통상 수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트래픽을 다른 경로로 돌리더라도 속도 저하와 지연 증가는 피하기 어려워 에너지 수송로 봉쇄보다 장기적인 디지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타스님은 호르무즈의 주요 케이블이 여러 개 동시에 끊기면 걸프 아랍 국가들에 ‘디지털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터넷 대규모 장애, 막대한 금융 손실, 두바이·도하 증시 혼란, 전자상거래 중단, 항공 차질 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2008년 지중해 케이블 절단 사태 때 중동과 인도 인터넷이 크게 둔화된 사례를 예로 꼽았다.
타스님은 “반면 이란은 남쪽 경로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여전히 피해는 입겠지만 취약성은 훨씬 낮다”고 주장했다. 해협을 지나는 케이블이 손상될 경우 속도와 품질 저하는 생길 수 있어도 전면적인 단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타스님은 “다시 말해 호르무즈 해협 위기에서는 페르시아만 연안 아랍 국가들이 이란보다 훨씬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논리”라고 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에너지 수송로가 아니라 페르시아만 전체 지역 인터넷의 치명적인 병목”이라며 “이처럼 좁은 수로에 해저 케이블이 집중돼 있다는 점은, 호르무즈 해협을 아랍 국가들 디지털 경제의 ‘단일 고장점’으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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