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완판과 달라"..김호영, 결국 다시 무대를 찾는 이유 [★FULL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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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렘피카' 김호영 인터뷰.

뮤지컬 '렘피카' 김호영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호영이 뮤지컬 렘피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처음에는 내가 어울릴까 걱정했다"던 그는, 연습과 시행착오 끝에 "제 인생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뮤지컬 '렘피카'의 김호영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렘피카'는 20세기 초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아르데코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과 예술을 무대 위에 다채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김호영은 혁신을 꿈꾸는 미래주의자 '마리네티' 역을 맡아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렘피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호영은 "감독님에게 오디션 연락이 왔을 때 작품 정보가 없다 보니까 유튜브를 통해 브로드웨이 무대를 봤다. 마리네티 역의 배우가 굉장히 강렬한 느낌이었고, 처음에는 '이걸 왜 나한테 보라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이미지에 어울릴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궁금증이 김호영을 '렘피카'로 이끌었다. 그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표와 함께 '한 번 해보지 뭐'라는 마음이 들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킹키부츠'나 '광화문 연가' 같이 2연, 3연하는 작품을 해오면서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망이 있던 시점이었다. 특히나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갈망이 커서 새로울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뮤지컬 '렘피카' 김호영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호영은 오디션 당시의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그는 "'Perfection(펄펙션)'이라는 넘버를 외국 제작진 앞에서 불렀는데, 같은 곡을 세 번이나 시켰다. 두 번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세 번째까지 요청하는 걸 보고는 이전과 완전히 다르게 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순간 여러 생각이 스쳤다. 제작진이 저한테 마음대로 해보라고 했고, 그 순간 물통까지 집어던지면서 무대를 끝냈다"며 "나중에 들어보니 연습 과정에서도 마리네티를 '뭔가에 빙의된 것 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고 하더라. 제작진이 좋아했던 부분 역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던 점이었다"고 밝혔다.

김호영은 "만약 세 번째에도 그냥 가만히 서서 했다면 제작진이 '좀 더 무례하게 해볼래요?'라고 주문하려고 했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제가 이미 물통을 던지고, 먼저 무례하게 해버린 거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결국 제 안에 원래 갖고 있던 모습을 끄집어내 표현한 거지만, 동시에 저만의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한번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렘피카' 김호영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호영은 마리네티가 자신의 '인생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 배경에는 주변의 반응과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그는 "저는 작품 준비를 비교적 빠르게 하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유독 더디게 느껴졌다. 제가 방향성을 잘 못 잡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선배님들이나 동료 배우들, 창작진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계속 칭찬해주셨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스스로에게 계속 반문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김호영은 "한 선배님이 ''킹키부츠'의 찰리와 이번 캐릭터 중 어떤 역할이 너에게 더 잘 맞는 것 같냐'고 물으셨다"며 "'그래도 '킹키부츠'는 주인공이지 않냐'고 답했는데, 선배님은 오히려 이번 캐릭터가 저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주변의 반응에 처음에는 스스로도 물음표를 가졌다는 그는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잘만 하면 정말 제 '인생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제작진이 작업 과정에서 배려를 정말 많이 해줬다. 사실 마리네티 넘버는 제 원래 음역대보다 낮은 편"이라며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여러 시도를 충분히 기다려주고 존중해줬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그는 "리허설 때 작곡가가 저에게 '파괴권'을 주겠다고 했다"며 "마리네티 넘버를 꼭 노래처럼 접근하지 않아도 되고, 대사처럼 표현해도 괜찮으니 어떤 방식이든 마음껏 해보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호영은 "연습실에서 많은 분들이 제 모습을 좋아해주셨던 이유는, 제가 그동안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캐릭터와 목소리를 보여드렸기 때문인 것 같다"며 "'김호영에게 저런 목소리가 있었어? 저런 표현 방식도 가능했어?'라고 느낄 만한 캐릭터이고, 그런 점에서 이 역할이 제 '인생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렘피카' 김호영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호영은 쉬지 않고 무대에 서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홈쇼핑도 하고 예능도 하는데, 공교롭게도 지난해 '킹키부츠' 10주년을 기점으로 공연을 많이 하게 됐다. MC를 맡으면서 방송으로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시점이었는데 공연에 집중한 이유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더라. 사실 예전에는 '뮤지컬 배우'라는 정체성을 각인시키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뮤지컬 배우라고 소개하면서 정작 공연을 안 하고 있으면 스스로도 타이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내 시작점이 무엇인가 싶었다. 어떤 작품 홍보를 위해 예능에 나가서 알려진 케이스가 아니라, 말 그대로 책상 두드리며 '끌어올려!'를 외치는 '인간 김호영' 자체가 주목받은 경우다 보니 제가 뮤지컬 배우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공연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재밌어서"라고 단번에 답했다. 그는 "하고 있는 일 중 가장 재밌다기보다는, 오랫동안 무대에 서왔고 무대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홈쇼핑 완판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와는 또 다른 종류"라며 "박수와 환호를 들으면서 무대 위에서 이것저것 만들어가는 재미 때문에 공연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킹키부츠'의 찰리 역에 대해서는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는 의심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져 더 신경 쓰게 됐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어려운 순간이 있어도 '괜히 한다고 했나' 싶기보다는 과정 자체가 재밌다. 다만 요즘은 인지도가 생기다 보니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이 저를 이미 알고 있다는 점에서 신경이 쓰인다"며 "공연이라는 건 그날의 제 컨디션, 또 관객의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데, 본인이 기대한 모습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그래도 부담감을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이번 작품에서 마리네티로 변신한 것도 정말 재밌었다. '목소리를 어떻게 그렇게 쓰냐'는 반응을 들을 때마다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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