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대상국에 韓 포함 안돼
정부 "시장개혁 지속할 것"
원화값 안정 요인 사라지며
17년만에 첫 1540원대 마감
당분간 원화 약세 이어질듯
원화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정부는 시장 개혁을 지속해 내년을 노려보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달러당 원화값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40원대까지 떨어졌다.
MSCI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서 한국 증시를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다. 관찰대상국 등재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첫 관문이다. MSCI는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시장 당국이 발표한 조치들을 인정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불발 배경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MSCI는 원화가 역외 외환시장에서 실물 인도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역내 외환시장의 원화 거래 시간이 야간으로 연장되긴 했지만, 유동성이 부족해 인덱스펀드 운용사들의 외환 운용 유연성이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새롭게 감시체계가 도입돼 시장 참가자들의 운영 부담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한국은 1992년 신흥국으로 편입된 이후 2008년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포함됐으나 2014년 다시 신흥국으로 내려앉았다. 정부는 선진국지수 승격을 위해 MSCI와 협의를 이어왔지만 이번에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부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시장 개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우리 스스로의 필요와 일정에 따라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면, MSCI 선진지수에도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원화값 진정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요인 하나가 사라진 가운데, 원화값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4일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4.2원 오른 1534.9원에 출발한 뒤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에 따른 실망감에 낙폭을 키우면서 1541.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154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정부의 구두개입 등 다양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평균 원화값은 1523.67원으로, 월평균 기준 원화값이 가장 낮았던 2009년 3월(1453.3원)보다도 낮다.
시장에서는 이번 관찰대상국 등재 불발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인 만큼 시장에 주는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관문을 통과했다면 원화값 안정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 시 약 44조원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달러 수급 불균형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이런 기대가 사라진 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원화값이 떨어지는 건 리밸런싱에 나선 외국인투자자의 한국 주식 순매도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최근 미국의 통화긴축 선호 분위기가 부각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이 강해진 탓"이라며 "당분간은 원화값이 반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란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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