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임효준, 바지 벗기고 춤추며 놀려… 사과 후 서명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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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07 08:07 수정2026.04.07 08:11

황대헌/사진=연합뉴스

황대헌/사진=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27)이 임효준의 중국 귀화 발단이 된 사건, 팀 동료에 대한 반칙 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황대헌은 6일 소속사 '라이언앳'을 통해 "그동안 여러 논란에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아 사실과 다른 내용이 사실처럼 알려졌다"며 "이를 바로잡고 싶다"면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황대헌은 2019년 6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 임효준의 장난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신고했다. 이에 연맹은 임효준에게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고 임효준은 중국으로 귀화해 '린샤오쥔'이 됐다. 임효준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과 3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그러나 임효준은 무죄가 확정되기 전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재판 결과뿐 아니라 황대헌이 암벽 등반 기구 근처에서 쉬던 중 여자 선수의 엉덩이를 때려 떨어뜨리는 장난을 쳤다는 말도 나오면서 황대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황대헌은 당시 상황에 대해 "임효준이 갑자기 달려와 내 바지와 속옷을 잡아당겨 내렸다"며 "주변에는 여자 선수와 미성년 선수도 있었다"면서 당시 바지와 속옷을 임효준이 잡아당기면서 신체가 노출돼 수치심을 느낀 건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동성끼리만 있는 것도 아닌데 바지도 아니고 속옷까지 벗기는 건 선을 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내 이름을 부르고 춤을 추면서 놀렸다"며 "나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져 숙소로 돌아갔다"고 했다.

임효준은 보름이 지난 후 사과를 했지만, 사과를 하자마자 '확인서'를 요구했다는 게 황대헌 측의 입장이었다. 황대헌은 "임효준은 고양시청 감독, 대표팀 감독, 우리 부모님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나도 '형이 진심이라면 나도 괜찮다'라고 했다"며 "내 말이 끝나자마자 임효준은 '내가 사과를 수용하고 화해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확인서에 서명을 요구했다"고 했다.

임효준의 행동에 황대헌의 부모가 반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후 임효준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황대헌이 공개한 임효준의 사과 확인서/사진=라이언앳

황대헌이 공개한 임효준의 사과 확인서/사진=라이언앳

황대헌은 임효준이 사과를 위해 찾아왔을 때 "문전박대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여성 선수의 엉덩이를 때린 행동으로 "경찰 조사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효준이 1년 자격 정지를 받은 뒤 (나 또한) 갑자기 단순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면서 "여자 선수 또한 경찰에 사실대로 이야기해 강제추행 혐의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고 했다.

다만 해당 사건 이후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끝까지 화해하지 않은 점에 대해선 내가 성숙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임효준과) 언제든지 만나서 서로 오해를 풀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경쟁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팀 킬'이라는 말이 나왔던 동료 선수 박지원(29)과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황대헌은 2023년-2024년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박지원에게 반칙을 범해 '팀 킬' 의혹이 불거졌다. 황대헌의 반칙으로 박지원은 세계선수권대회 1500m, 1000m에서 금메달 2개를 놓쳤고,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도 잃었다.

황대헌은 당시 1500m 경기에 대해 "다소 무리한 장면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후반부 코너를 진입하면서 공간이 생릴 것이라고 보고 스피드를 올려 파고들었는데,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지원이 형과 부딪혔고 페널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지원 선수에게 경기 후 한 번, 방에 찾아가서 또 한 번 사과했다"며 "당시 박지원 선수도 '알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1000m 경기에서 또 반칙이 나온 상황에 대해서는 "1500m 일도 있고 해서 조심스럽게 플레이했고, 경기 중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별도로 사과를 안 했다"고 했다.

당시 귀국 인터뷰에서 황대헌은 "직접 사과했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고, 박지원은 "사과받지 못했다"고 했다. 황대헌은 "이후 개인적으로 소속사를 통해 사과하고 싶다고 전해 직접 만나 사과할 수 있었다"며 "지원이 형의 마음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단 한 번도 고의로 누군가를 방해하거나 해칠 생각으로 경기한 적이 없다"며 "종목 특성상 접촉이나 충돌 없이 타는 걸 약속드린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러한 오해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026년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 15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불거졌던 태도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당시 그는 금메달리스트인 네덜란드 옌스 판트바우트가 "과거 황대헌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황대헌은 "훌륭한 선수와 경쟁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내용으로만 답한 뒤 입을 다물어 '답변 거부'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황대헌의 과거 행동에 대한 비판까지 나오면서 그는 지난 3월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러 이야기 중 사실이 아닌 부분까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상황을 보며 무거운 마음을 느꼈다"며 "더 늦기 전에 정정할 부분은 바로잡고, 부족했던 점이나 실수는 솔직하게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해명 의지를 드러냈다.

황대헌은 "이 입장문으로 인해 비난이 멈출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고 승부욕이 앞서 종종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라며 반성했다. 황대헌은 2026년-2027년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는 불참하지만 "국가대표 은퇴는 아니다"며 "서른을 넘어 맞이할 다음 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면서 선수로서 활약을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황대헌은 고등학생 시절인 2016년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후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주축으로 활동해 왔다. 2018년 평창부터 2022년 베이징, 올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으며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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