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노동 안정성에 대한 (노동계) 트라우마가 노동 정책의 전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 안정성 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정규직을 뽑지 않아 오히려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해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 제도가 오히려 2년 이하로 고용하는 걸 강제하는 결과를 빚었다”며 “노동 규제도 이념과 가치에 너무 매이지 말고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유연성을 높이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노동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노동 아닌 나는 말할 수 있어”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회의에서 “노동은 매우 예민해서 조심스러운 문제이기는 하다”면서도 “저는 최소한 ‘반노동적’이라는 평가는 받지 않을 것 같아 이런 얘기를 용감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불안정성을 막기 위한 제도가 정반대 결과를 낳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기간제 근로자 2년 초과 사용 시 정규직 전환 의무’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2년 지나면 반드시 정규직을 만들어야 하니 (사업주들이) 절대 2년 이상 고용을 안 하고 1년11개월 만에 (계약을) 끝내버린다”고 지적했다. 정규직 전환 의무 기한을 3년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 노동정책 토론회에서도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앞에 두고 이런 문제의식을 나타냈다.
2년 초과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2007년 시행 당시부터 “기간제 근로자를 양산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2023년 한국노동연구원이 2009~2022년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에서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이 2009년 27.9%에서 2020년에는 19.4%까지 떨어졌다.
고용노동부의 ‘2025년 고용형태공시 결과’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기간제 근로자는 133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6000명 증가했으며, 전체 소속 근로자 대비 비중도 27.4%로 0.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노동계는 기간제 근로자 고용 2년 제한을 완화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제도 개선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자발적 실업도 실업급여 줘야”
임금체계 개편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정규직은 안정성이라는 보상을 받으니 비정규직은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을 더 받아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불안정한 사람일수록 덜 준다.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해)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이 정상적으로 주어지면 (정규직의) 안정성에 대한 열망이나 불안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안전망 강화의 일환으로 자발적 이직자를 실업급여 수급 대상에서 배제하는 고용보험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자발적 실업에 대해서는 실업수당을 안 주니 사용자하고 서로 합의해서 권고사직하는 편법·탈법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결과를 빚는다”고 꼬집었다.
다만 실업급여 확대 정책은 고갈 위험에 처한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 건전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곽용희/한재영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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