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싫다는데 왜 원샷 시키냐, 자기나 먹지”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공직사회 점검 지시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먹고 살겠다고 직장을 갔더니 상사라는 사람들이 겨우 하는 짓이 자기들의 노리갯감 비슷하게 술 먹고 노는 유흥 대상으로 쓴 것 아니냐”며 “직장 내 갑질”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문제는 이게 그렇게 심각한 행위인 줄 모른다는 것”이라며 “‘술 좀 같이 먹고 같이 시간 좀 보내자는데 부하직원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는 노래방 데리고 가서 노래시키고 그렇게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최근에 벌어진 일 아니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했다.그러면서 “아직도 조직 내 문화에서 여직원들을 상사 옆자리에 일부러 앉히려고 그런다고 한다. 여성 직원들한테 술을 따르라고 하고, 2차에 강제로 데려가고, 술을 억지로 먹이고, 원샷을 시킨다고 한다”며 “술을 싫다고 하는데 왜 원샷을 시키냐, 자기나 먹지”라고 꾸짖었다.
이 대통령은 이달 11일 국무조정실에 소방관의 사망 원인과 경위, 유가족의 감찰 조사요구 묵살 여부 등을 조사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조정실에서 조사해 봤더니 다 사실로 드러났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해당 소방관이 사망한 이후 광주소방본부는 고인이 약혼자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은 게 사망 원인이라고 공문에 적시했다. 약혼자는 이에 반발해 고인이 생전 음주 강요로 힘들어했다는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본부에 감찰을 요구했다. 본부는 5개월 넘게 감찰하지 않다가 유족이 소방청을 방문하자 지난달 감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이 대통령은 “남자친구와의 갈등 때문인 것처럼 가짜로 발표해서 안 그래도 가슴 아픈 남자친구를 2차 가해했다”며 “유명을 달리한 본인의 고통은 얼마나 심각했을 것이며, 남자친구랑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 아플 것이며, (감찰해서 사안을) 밝혀 달라고 했는데 묵살해서 얼마나 또 속이 쓰렸겠냐”고 말했다. 이어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그러면서 “각 부처청에서 내부 조직 점검을 꼭 해보라. 다시는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챙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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