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오는 15일 열린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는 2일 사건을 배당받아 15일 오후 2시에 첫 공판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사건을 파기환송한 지 2주 만에 열리는 셈이다. 다만 12일부터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고 6·3 대선을 불과 19일 남겨둔 시점이어서 이 후보가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판부는 이날 이 후보 측에 소송 기록 접수 통지서와 피고인 소환장을 발송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과 인천지법 집행관에게 인편 송달을 요청하는 촉탁서도 보냈다.
인천지법은 이 후보 자택 주소지를, 서울남부지법은 민주당과 국회가 있는 여의도 일대를 관할한다. 통상 폐문부재 등 사유로 우편 송달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때 법원 집행관에게 인편 송달을 요청하는데, 이번엔 두 절차가 동시에 이뤄진 것이다. 앞선 재판 과정에서 이 후보 측의 서류 수령이 지연된 점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가 기록 접수 통지서와 소환장을 받고도 공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한 차례 기일을 추가 지정해 다시 통보해야 한다. 재차 정한 기일에도 이 후보가 불출석하면 재판부는 공판 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변론 종결 및 선고까지 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당사자가 소환장을 송달받지 못하면 재판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어질 수 없다.
서울고법은 이날 오전 대법원으로부터 이 후보 사건 소송 기록을 받아 곧바로 선거 전담 재판부인 형사7부에 배당했다. 대법원 판단에 기속되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에서는 ‘골프 발언’과 ‘백현동 발언’ 부분에 유죄가 선고돼야 한다. 형량은 추가 양형 심리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장인 이재권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제주 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을 지냈고, 양승태 대법원장 때 비서실 부장판사로 일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재임 시기엔 사법행정권 분산과 법원 개혁 차원에서 신설된 사법행정자문회의 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이 부장판사는 소탈한 성품으로 차분한 스타일이며 재판을 꼼꼼히 진행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10·26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을 개시해 주목받기도 했다.
통상 파기환송심은 서류 접수부터 판결까지 한 달 이상 걸린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빠른 판단을 내리면서 “적시 처리”를 강조한 만큼 고법도 심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 선고가 신속하게 나오더라도 이 후보가 재상고를 통해 불복할 것으로 보여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내려질 확률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