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가 짜릿한 승부를 만들었다. 거스 포옛 감독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선택했다.
전북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9라운드 홈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지는 법을 잊었다. 4연승과 더불어 최근 15경기 11승 4무로 무패를 내달리고 있다. 패색 짙던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전 2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후반전 3골을 몰아치며 전주성을 뜨겁게 달궜다.
승점 3을 추가해 41점(12승 5무 2패)이 된 전북은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2)을 9점 차로 따돌렸다.
경기 후 포옛 감독은 “오늘 경기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전반전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집중력 저하가 있었다. 최근 경기 중에서 가장 안 좋았던 경기였다. 하프 타임에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5명의 선수를 교체할 수 있었다. 2명을 먼저 투입한 뒤 시간을 나눠서 다른 선수를 투입했다. 이번 경기 승리로 선수들이 자신의 강점을 계속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최근 우리가 기세가 좋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 울산과 현대가더비보다 더 뜻깊은 승리였다”라고 전했다.
오늘 경기 승리에는 포옛 감독의 전술 변화와 용병술이 적중했다. 0-2로 끌려가던 후반전 이승우, 이영재, 권창훈, 콤파뇨를 투입했다. 콤파뇨와 티아고가 ‘트윈 타워’를 이뤘고, 권창훈은 좌풀백 자리에 배치되기도 했다.
포옛 감독은 “콤파뇨와 티아고가 공존했다. 수원FC가 두 공격수를 막는 데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상대가 5백으로 변화를 가져가는 것을 보고 콤파뇨 투입을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은 FC서울전이다. 두 선수가 함께 뛰는 옵션을 보기는 어렵다. 콤파뇨가 부상에서 복귀한 지 하루밖에 안 됐다. 오늘도 전술적인 이유로 티아고를 빼야 했다면, 박재용을 투입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권창훈의 위치 변화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김태환이 전반전 후 종아리 부위에 불편함이 있었다. 선수에게 10~15분 정도 더 해보자고 말했다. 어떻게 변화를 가져갈지 기회를 엿봤는데, 우리가 측면에서 공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권창훈이 왼쪽에서 보다 직선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오늘 위험을 감수하는 변화를 선택했다. 두 명의 공격수를 배치하고, 그 밑에 이승우를 뒀다. 풀백도 높게 전진했다. 중원에는 두 명의 미드필더가 있어서 수적 열세가 있었다. 위험 부담이 컸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다행이다”라고 흡족했다.
전북은 21일 서울과 ‘전설매치’를 앞두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전진우의 결장이다. 전진우는 오늘 경고를 받아 다음 경기 나설 수 없다.
포옛 감독은 “휴식을 취한 뒤 서울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진우뿐만 아니라 오늘 티아고도 경고 4장이라 불안했다. 향후 빠질 가능성이 있기에 지켜봐야 한다. 다른 선수가 기회를 잡을 것이다. 그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원에는 박진섭이 뛰지 못했다. 보아텡이 대신 선발로 나섰지만, 아쉬움만 남겼다. 상대 선제골에 빌미를 제공했다. 포옛 감독은 “박진섭의 공백이 컸다. 서울전에 돌아올 것이다”라고 했다.
[전주=김영훈 MK스포츠 기자]